처음엔 "2007년 이후가 확실"… 증거 대자 "2006년 만나" 시인
한나라당 최고위원들 사이, 부정적인 기류 점점 확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정·관계 로비로 사법처리됐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만난 시점을 2007년에서 2006년으로 정정하는 등 두 사람 관계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6년 10월 3일에 박연차 회장과 공창식 행정부지사, 이창희 정무부지사와 골프를 쳤는데 맞느냐"며 관련 자료를 들이대자, "가을쯤 한 번 했다"고 시인했다. 24일 청문회 때는 박 전 회장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 "언제인지는 불명확하나 2007년 이후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었다. 김 후보자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2007년 4월에 2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그 당시 박 전 회장을 몰랐다는 식으로 두 사람 관계를 의도적으로 감추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전날 청문회에서 도청 직원의 가사도우미 사용(私用), 부인이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계속 부인하다가 관련 증거를 대자 시인한 것과 비슷한 행태였다.
청와대는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결정적 하자가 나온 후보가 없다"며 아직은 전원 임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해당 상임위에서 단독 채택했다. 이에 민주당은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실정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부적격' 후보자들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대회를 갖기로 해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와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