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광 규 (변호사)
1.『잘하는 사람』에게 보상하는 세상에서는 우리헌법 제119조가 기본으로 정한『자유와 창의』가 나라의 번영으로 이어진다. 잘한다는 것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동네미장원이 주부들에게 인기있고 골목길음식점이 빌딩의 샐러리맨들을 찾게 하고 신도리코가 막히지 않는 복사기를 팔고 삼성 DRAM가격이 싼 것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영업부서가 신뢰하는 인사과나 제조라인에 정확한 예측을 전하는 영업맨은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잘하는 사람이다. 전쟁에 대비하여 노심초사 훈련하는 군대는 안전소비자인 국민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2.『잘하는 사람』을 보상하지 않는 사회나,『잘하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까지 보상하는 사회는『잘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보수를 빼앗아가는『잘하지 않는 사회』가 된다. 『잘하지 않는 사람』에게 보상하는 세상에서는『자유와 창의』가 거꾸로 작동한다.『잘하지 않는 사회』는 빈곤과 비참을 겪게 되어있고 심지어 나라를 잃게 되는게 역사의 이치이다. 정언신(鄭彦信)을 죽인후에 임진왜란을 당한 나라가 그래도 망하지 않은 것은김덕령(金德齡)이 잘하고 이순신(李舜臣)이 잘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김덕령을 죽이고 그런 이순신을 죽이려고 한 나라의 전쟁이 끝난지 38년동안 임경업(林慶業)을 제대로 쓰지 않고 괴롭히다가 이번에는 북쪽 만주족에게 나라가 짓밟혔다.
3. 우리는 지금『잘하지 않는 사람』을 보상하고 있다.『잘하는 사람』과『잘하지 않는 사람』은 실상 쉽게 구분되는데, 다수가 이 구분을 반대하고 있다. 『잘하는 사람』은 5명이고『잘하지 않는 사람』은 95명이라는 간단한 이유다. 100점 점수제를 폐하고 나서 모든 어린이에게 전부 상을 주는 것은 언뜻 보면 좋은 세상같지만『잘하지 않는 사람』도 상을 탄다는 신념을 어린 마음에 심어준다. 촌지반장이 나오고, 촌지협박교사의 풍토에서 이제는 학부모의 초등학교 선택권 문제가 곧 대두될 것이다. 평준화 고등학교들 중에 성적낮은 우등생과 성적높은 열등생을 만들어놓고 이에 더하여 농촌학생은『잘하지 않아도』무슨 대학 갈 수 있다는 논리의 철학적 배경은 무엇인가
장학생이니까 학생회장이 되는게 아니라, 학생회장이니까 장학금을 주는 대학에서는 공부『잘하지 않아도』보상을 받는다는 배짱신념을 심어주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30조를 보면『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법원은 생산성이 그 급여에 훨씬 못미치는『잘하지 않는』근로자도 해고는 않된다는 판결을 하고 있다.
『잘하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그것도 심하게 방해하는 경우만 해고를 인정하는데 이 판단의 배경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되는 요즘이다.
4. 실상『잘하지 않는 사람』들은『잘하는 사람』들의『생산성 기여도』를 착취하여 기생하고 있는 셈이다. 헌법의 지위에 있는 납세의무를『잘하는 사람』에게 우리사회에서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 연금수혜에서도 납세실적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공직선거입후보자에게 납세실적공개를 하자고 제의하면 입후보자들 95%가 다수결로 반대할 것이다.
헌법상의 병역의무를 전쟁터에서 이행했는가 전란중 후방에서 이행했는가 휴전중 일선 근무를 했는가 후방행정요원으로 근무했는가 병역미필인가를 7, 8개 정도 분류해서 고용자나 관계자에게 알게하는 제도를 누가 제의한다면 국민의 60%가 반대할른지 모른다. 전쟁터 근무나 일선 근무한 병사들과 그 가족, 친지까지 합쳐도 10%도 안될테니까 부도내고도 괜찮게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무엇인가 『잘하는 사람』이 쓰지 않고 아낀 구매력을『잘하지 않는 사람』이 이전소득받아 착취하는 사회의 다른 말일뿐이다.
교통전과 다 없애주면, 교통규칙 거의 다 지키고 남의 안전에 꼼꼼히 신경써주는 사람의 보험료는 줄지 않고, 교통전과말소자의 보험료는 늘지 않는다. 이대로가면 다음 정권담당자가 국민대화합의 차원에서 금융적색거래자들의 기록지우는 은혜로운 조치를 준비할른지 모른다. 덜 먹고 덜 관광가고 헌옷입으면서 빚안진『잘하는 농어민』에게 이자 깎아줄 보상 대신 자식시집보내는데 아끼지 못하고 관광가는거 참지 못하거나 농사에 서투르거나 실패하여 빚 많이 진『잘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자 감면하겠다는 정책이 호소력있는 우리나라다. 빚안갚고 버티는 국민기업 기아살리기에 참여한 지식인들은『잘하지 않는 사람』에게 빚안갚도록 보상을 해주자고 사회를 오도한 것이다.
『잘하지 않는 사람』에게 고용계약 그만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정리해고다. 100만원 생산성의『잘하지 않는 사람』에게 매달 160만원 주는 자리보존정책을 지지하는 운동가들은 160만원의 수입을 위협받는 가장과 아내와 아기의 오손도손 살 수 있는 인간다운 세상의 실천이야말로 옳다고 믿고 있다.
5.『잘하지 않는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오려하는 투쟁은 가만히 들여다보면『잘하는 사람』착취투쟁에 다름 아니다. 『잘하는 사람』이 만들어놓은 파이를 다 떨어먹은 투쟁 다음에는, 찌든 가난과 가난으로 인한 인격손상과 민족수모의 더 긴 어두운 터널이 반드시 꼭 기다리고 있는게 역사의 교훈이다.
넉넉한 문명의 혜택을 받으면서 가난한 이를 보고 못 참아 가난한 이들 속으로 들어가 도와주려고 투쟁하는 열렬한 사람을 보게 된다. 그러나『잘하는 사람』이 되려는 근로자는 그 자존심이 이러한『베푸는 동지』를 참을수 없게 된다.『잘해야만 두발로 독립하여 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근로자에게『잘못해도 좋으니 부축해주겠다』는 입과 펜으로만 베풀어주는 동지는 자존심을 손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베푸는 동지』들이 경제를 망친다는 것을 조금 더 알기 시작하면서 더더욱 참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점에서 현대자동차 노조의 투쟁은 승리했으나,『잘하는 사람』을 지향하는 자존심있는 노동자들은 실상 패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