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안보

제목 동티모르 전투병력파견에 대한 건의서
등록일 2003-12-23 조회수 16200
1. 존경하는 국회의원님
대한민국 국군은 『우리나라의 안전을 보장하고, 우리 국토를 방위하기 위하여』존재합니다. 헌법 제5조에서 그 존재이유가 뚜렷합니다.지도자의 명예나, 군의 훈련기회나 다른나라사람의 인권옹호가 좋은 일이라 하드라도 대한민국 국군을 그런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우선 헌법의 존재목적에 어긋납니다.

2. 다른 목적으로 나라의 군대를 활용한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것』으로서 역사상 군대를 『절실한 목적』아닌 명예욕으로 사치스럽게 파견한 지도자들은 군대와 국민과 나라에 두고두고 값비싼 대가와 후환을 남겼던 사실(史實)에 주의를 기우려 주시기 바랍니다.현재의 대한민국 국군은 국토방위를 철저히 하는데도 여념(餘念)을 가질 수 없는 군사적 여건에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우리에게는 더욱 『사치』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3. 동티모르 80만 주민들의 정치적 염원이나, 인권에 관하여 깊은 우려와 관심을 갖는 인류애를 가지는 것은 좋습니다.그러나 우리는 당장 2000여만의 북한동포중 대다수가 민주주의와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공포속에 놓여 있으면서 굶주림을 피해 피신할 수도 없는 인권부재 속에서 살고 있는 현실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관련국가주재의 우리 외교관들마저 대한민국시민인 북한동포들이 대사관이나 영사관 문을 두드려도 대부분 열어주지 않고 있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가까운 강대국내 티베트에서는 그 민족자체가 서서히 소수민족으로 전락해가는 슬픔속에 지내고 있습니다.북한동포의 인권부재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외면하는 정부가, 티베트의 소수민족 전락 앞에서 다라이라마를 초청해 보지도 않는 나라의 정부가, 하필이면 동티모르에 전투부대까지 파병하는 『위선적 인권관』에 대하여 정식으로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인도네시아 2억 인구중 상당수가 국가통합(Integrity)의 열망을 가지고있는 것을 굳이 묵살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띄고 있는 것인지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4. 대한민국의 『국토와 안보』를 지키기 위하여 유엔의 집단안보요청이나, 상호방위조약의 당사자간의 안보요구 때문에 파병하는 경우라면 이는 헌법 제5조 목적에 부합합니다. 이번 유엔의 파병요청은 국제적 집단안보의 차원이 아니라 인권보호의 차원입니다. 월남파병의 경우, 미군이 우리국토를 지켜주는 상황에서, 그 젊은 병사들이 피를 흘리고 있을 정도로 미국의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는 파병요청에 응하였던 것은, 『우리 안보의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티모르 파병은 설사 미국이 요청한다 하더라도 이는 미국의 중요국익이 걸려있는 사태가 아닙니다.

5. 대한민국 국군은 나라의 사활적 이해관계(Vital Interest)가 걸려있는 장소와 사안(Issue)에서는 용감하게 싸워야 합니다오스트랄리아가 인도네시아 주재 자국민의 예상손실을 무릅쓰고 파병하는 것은 자국의 사활적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출동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국전투부대는 동티모르에 대하여 군사적으로 개입할만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6.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인권의 대의를 걸고 파병의견을 낸 것에 대하여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공식적 견해가 어떠하든, 절실하지 않은 목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장소로, 우리의 전투병력을 파병하는 것에 대하여 국회가 찬반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 주시하고 있습니다.(본 의견서는 공공의 광장에서 논의되기 위하여 공개됨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999. 0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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