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안보

제목 국가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선동 동조죄'에 관하여
등록일 2003-12-23 조회수 13770

건 의 서

(국가보안법의 『국가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선동 동조죄』에 관하여)

1. 존경하는 대통령께
국가공동체의 안전을 해롭게 하는 발언이나 메시지를 처벌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전통있는 민주제도의 국가들에서도 무수한 판례가 쌓여오고 있습니다. 대체로 여러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법원 판사들과 법학자들은 흔히『극장에서 불이 났다고 말하는 것』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함부로 한『말 한마디』의 비물질적 의사전달이 연극을 관람하고있는 관객이라는 공동체에게『심리적 변동』을 일으키는 관계에 지나지 않는 것을 예로 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비록『생각을 언어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지만 형사처벌을 해야한다는 것이 민주주의와 자유에 관하여 깊은 통찰력을 가진 판사들이나 법철학자들의 통설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Clear and Present Danger Doctrine)입니다.

2. 서해 연평도, 백령도를 잇는 북방한계선에서 전투위기가 매우 높아지고 적군이 대한민국 공동체에게 비정상적인 위협을 계속하는 경우를 가상해 보시지요. 해군, 해병대 장병이 일선으로 몰려가는 부둣가에서, 북방한계선은 국제법위반이며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동포인 상대병사에게 사격하는 것은 민족범죄라는 등 호소를 반복하는 지식인들이 있다고 하면, 이는 대한민국의 명운(命運)이 관계되는 안전이익을 명백히 그리고 현존하게 해한다고 할 것입니다.

『국가의 존립, 안전, 기본질서를 명백하고도 현존하게 해하는 언론이나 동조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우리 국가보안법 제7조에서 새삼 규정하기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어느 나라 민주제도의 역사에서도 있는 형사제도 입니다. 남북전쟁이 발발한 미국에서 링컨 대통령은 병사들을 향하여 북군(Union)에 참전하지 말라고 박진하게 글쓴 언론인을 처벌해야한다 하면서 자유언론의 침해라는 비판에 대하여,『나이 어린 병사가 전투공포로 적전도망(敵前逃亡)하다 잡혀 처형되는데』적전도망토록 동기주입(動機注入)한 사람은 제재를 받지 말아야 하느냐고 반문하였습니다.

3. 우리의 국가보안법 제7조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된 우리 영토(헌법 제3조)의 수호와 안전, 그리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전문)를 끊임없이 공격, 전복, 와해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3조와 헌법적 기본질서에 대한 공격, 전복, 와해활동이 적의 무력(武力)뿐이라는 판단은 수많은 인종과 나라가 생존경쟁을 벌여가면서 흥하고 사라져 간 인류의 역사를 읽어보면 아주 순진한 발상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오히려 정보모략전(情報謀略戰)에서 전쟁이 결판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현대의 정보화시대뿐 아니라 고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인간의 역사가 누누히 알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패배하여 무너진 나라들의 지도자와 백성들을 살펴보면 나라 공동체로 하여금 적의 전복공작(顚覆工作) 와해활동(瓦解活動)의 먹이가 되도록 하고도 무심했던 어리석음이 반드시 복재(伏在)하였던 것을 전쟁사가(戰爭史家)들이 쓰고 있습니다.

4. 우리의 국가보안법 제7조 때문에 판사가 잘못 해석하여 선량한 사람을 다치게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논리입니다. 선량한 사람이 누명을 쓰지 않게 하는 것이 판사의 본질적인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가급적 억울한 사람이 없게 성실하게 적용되는 국가보안법 제7조가 우리의 영토, 우리의 기본질서에 필요한가 필요치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국가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선동, 동조 행위』를 처벌하는 제도를 없애도 우리나라가 안전하다는 오판을 하지 말아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하는바 입니다.

1999. 09.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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