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언론자유

제목 국민의 알 권리
등록일 2003-12-23 조회수 13954


임 광 규 (변호사)

1. [사회안에서의 정보소통]

(가) 농사지은 쌀을 푸대에 담는 이천농민이나, 냉면을 진짜로 만드는 유성숫골 원냉면주인은 쌀의 품질과 냉면의 품질에 관한 정보가 아무 거리낌없이 널리 퍼지기를 바랍니다.

  농약을 많이 쓰는 농민은 농약야채, 농약과일에 관한 신문기사를 내심 싫어합니다. 품행이 나쁜 과부더러는『왜 화장 많이 했느냐, 요새 바람났느냐』고 농담 한마디만 해도『너 내가 무슨 짓 한 것 보았느냐 증거대라』고 정색하며 화를 내지만, 원래부터 품행 조신한 과부는 같은 소리를 들어도『바람 한번 나봤으면 좋겠다』고 농담으로 받아들입니다.

  변호사들더러『good lawyer is big liar』라는 영국속담을 들춰보십시오. 정색을 하고 짜증내는 변호사치고 시원한 변호사 드물고『그래, 변호사는 거짓말 유혹이 많은 직업이지』라고 씩 웃는 변호사중에 정직한 변호사가 많습니다.

  조선조때에도 현명한 성종대왕에게 잘못 고치라고 상소한 신하들 처벌받은 일 없는데, 어리석은 그 아들 임금더러 잘못 고치라고 한 신하들 죽어갔습니다.요컨대『잘하는 사람』『상대방을 만족시키는 사람(consumer satisfaction)』은『정보의 소통』『자기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자신이 있으므로 태연합니다.

(나) 정부나 지도자에게『썩었다』『무능하다』『생각이 이상하다』고 비판해봅시다. 스탈린시대의 소련, 모택동시대의 중국, 현재의 북한에서는『자유를 달라』 『지도자 무능하다』정도의 구호만 외쳐도 끌려가서 처벌받지만, 미국 백악관 앞이나 일본 총리관저 앞에서『무능하니 물러가라』『부패조사하라』고 피켓들고 행진하여도 내버려둡니다.

(다)『민주주의 민족전선』『한민련』『민노련』『민교협』『민예총』『민가협』 『전교조』『한총련』『전노련』들의 정치적 목표인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에 대하여 어느 대통령후보가 직설적으로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고 비판한 글이 실렸다 하여, 그 후보가 대통령이 된 뒤 대통령 소속당에서 고발하였습니다.

  지방검찰청 검사가 죄가 않된다고 불기소하고 항고고등검찰청검사가 불기소는 타당하다고 하였는데도 대검찰청에서는 기소하라고 하여 지방검찰청검사가 기소하였습니다.

2. [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은 공직자에 관해 알 권리가 있습니다]

(가) 지도자로 되려는 사람은 오랜기간 가차없는 사실추적과 분석을 받아야 하는 제도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입니다. 국민이 먼저 후보자에 관하여 알아야 하는 것은 지도자 선택권 행사의 필수 전제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나) 그러니까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자유사회에서는 Privacy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무명시민이 아내아닌 젊은 무슨 인턴과 연애한 사실을 신문이 문제삼는다면 이는 명예훼손이 되지만, Public figure인 Clinton은 그 섹스까지도 가차없이 사실 추적당하고 분석당해도 명예훼손 어쩌고 하는 일은 없습니다. 이것이 자유사회입니다.

  일본에서는 종교법인 창가학회 회장 池田大作라는 사람에 대라여『四重五重의 大犯罪를 犯한 創價學會』『池田大作은 色情狂이다 게이샤첩T가 아까사까에 산다』고 게재한 월간잡지 편집인이 1심 2심에서 유죄받았으나 最高裁判所에서 무죄로 된 바 있습니다.

(다)『국민의 알권리』의 문제는 동시에『신문의 자유』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21조는『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를 가진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헌법 수정 제1조는『언론(Speech)과 신문(The Press)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쓰고 있습니다. 우리헌법 제21조의 출판이라는 글자는 번역하면 Publishing입니다. 우리의 언론 자유도 미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Speech와 The Press의 자유를 포함한다고 보아야할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Speech의 자유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신문기자들 자신이 막연히 자기들은 言論自由를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분 많습니다. 언론인들도 이제는 Freedom of the Press를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Free Press Clause는 자유로운 신문의 헌법상 보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문이란 일간신문뿐 아니라 주간, 월간 시사잡지도 포함함) The Press는 정부에 대한 추가억제장치(additional check)로서의 특별한 의미입니다. 『自由新聞이란 그저 多樣한 아이디어들의 均衡잡힌 討論을 하기 위한 中立的 傳達手段정도가 아니다. 自由新聞은 政府를 精密監視(scrutiny)하는 전문가의 組織인 것이다』라는 1974.의 미국 스튜어트대법관의 연설과,『新聞은 人民이 우리나라의 형편을 배우고 그 여러 가지 利害關係를 배우는 情報源(source)이다. 新聞에서 公職者들과 그 措置들이 精密監視된다. 어느 사람이다 어느 組織이 敢히 우리 人民의 利益에 反하는 方法(system)을 만들려 한다면 이 신문에 의하여 人民全部에게 알려지고 警報가 大陸의 모든 구석구석에 퍼져나가게 됩니다. 이 方法으로서만이 우리의 公職者들이 그 각각의 位置의 任務를 어디까지 遂行하는가를 우리 人民이 알 수 있는 것이다』라는 1790. 독립직후의 버지니아 신문기사는, 미국과 자유사회의 기준이 되어왔습니다.

(라) 레비의 말을 빌리면 언론자유란『公益에 관한 토픽 모두에 걸쳐 神經을 박박 긁고(rasping) 파서 깎아내며(corrosive) 거슬리는(offensive)權利』를 保障하려고 하는 점은 疑問이 없으나, 이런 정도의 權利라면 모든 美國市民에게 이미 보장된 Freedom of Speech입니다. 더 나아가 Freedom of the Press는
ⓐ『無禮한 質問, 읽어주는대로 듣지 않고 政府文書를 보자고 대드는 것, 事實을 代身해주는 平凡한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發表文의 正直性을 체크해보는 짓 등이 記者들는 일이며
ⓑ『얻을 수 있는 모든 事實資料를 注意깊게 蒐集하여 特定問題와 特定事件을 파고 들어가』보고
ⓒ『公務에 대한 報道는 搜査報道이다.(investigative reporting. 搜査機關의 搜査라는 槪念을 떠나 調査보다 더 徹底한 槪念으로 搜査報道라고 썼음) 이는 사람들이나 團體들이 감추려고 애쓰는 事實위의 덮개를 열어 暴露하는 것이다. 모든 公務에 대한 報道는 괴롭고도(difficult), 자주 惡評을 듣는(unpopular)짓이다. 搜査報道는 때로는 가끔 危險하기도 하다. 잘 되어간다 해도 搜査報道를 하기 위해 記者가 땀흘려 올라가는 길에는 法的 障害物과 숨은 陷井이 깔려있다. 搜査報道記者는 거의 親舊말을 들어줄 수 없고, 恒常 編輯人을 걱정스럽게 하며, 자주 發行人을 社會的으로 唐慌하게 한다. 이 어려운 가파른 길은 대부분 막다른 길에서 막히고 다른 길로 돌아가서 다시 올라가야 한다. 搜査報道記者가 頂上에 到達할 때마다 그에 대한 報償은 그럴싸한 訴訟의 地雷밭이나 取材源의 飜意로 인한 被訴』이다.
ⓓ『만약에 新聞이 市民에게 報道하는 機能을 眞實하게 完遂한다면 新聞이 政府나 權力者에게 威脅이 되는 것은 不可避하게 된다. 新聞에게 威脅받는 政府가 新聞을 妨害하려 한다고 보는 것은 自然스러운 일이다. 바로 그러한 萬一의 事態 때문에 新聞의 자유가 權利章典에서 特別히 强調되고 있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이는 R. Greene의『Not invengeance but to inform에서 지적한 부분입니다)

(마)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정이 더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우리나라는 금융감독위원회와 대출은행의 태도여하에 따라, 언제든지 심장마비 일으킬 수 있는 심근경색환자인 신문사들이 이른바 Free Press Clause를 향유하고 있습니다.

  심근경색환자는 스스로 먹는 것 조심해야하고 뛰어다닐 힘도 없으니, 공직자 감시는 분수에 맞지 않을 겁니다. 정부나 문제많은 단체 참 편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심근경색환자 아닌 몇몇의 Press 예컨대 한국논단 같은 경우는 정부는 물론 비리가 폭로되어 창피하다는 여러 단체로부터도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3. [한국논단의 게재 논평에 관하여]

(가) 한국논단의 1997. 12.월호 및 1998. 1월호 게재 논평 중, 당시 후보였다가 현재 대통령인 분에 대하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한 바 있다는 후보라고 비판한 것이 다른 몇가지 게재사실과 합쳐서『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게재하여』선거법 250조를 위반하고『비방목적으로 허위사실 유포하여 형법 309조 2항 명예훼손죄를 범하였다는 것입니다.

  다른 많은 적시사실에 대하여는 기소하지 않았으니까 이에 대하여는 이의가 없다는 반대해석도 나올 수 있습니다.

(나) 문제는 이런 정도의 비판은 수하르토, 후세인, 성미까다로운 이광요 수상 등은 몰라도 선진국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인 경우 기소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야당시절에 국가보안법 철폐주장했다가 집권하여 철폐않하는 것 같은 경우는 다른나라에서도 많이 보는 비슷한 현상이고, 젊었을 때 공산당 동조했다가 국가경영을 맡고 나서 반공지도자된 경우가 많은데, 그 기사가 특히 불명예라고 기소된 것입니다.

  마음아픈 불명예라 하더라도 그것이 사실이면 국민의 알권리의 차원에서 당연하며 헌법상으로는 해당 Press는 국민에 봉사하고 국가에 기여하는 역할이 됩니다.

(다) 또 검찰에서는 선거직전에 잘 팔리는 잡지를 더 많이 인쇄하였고,또 세게 비판했으니『낙선목적』이라고 추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나 로스안젤레스타임즈 사설에서 어느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설 쓰고 상대방 후보에게 불리한 기사 썼으면 우리나라에 오면 일단『낙선목적』의 선거법 위반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국민의 알권리와 자유민주체제의 헌법정신이 위태로워지는 대목입니다.

4. [Press게재사실 중 2%만 사실과 틀려도 명예훼손되는가]

(가) 만약에 어느신문이나 시사잡지에서 대통령이라든가 재벌이라든가 전국노동조합연맹이라든가에 관한 사실게재 100개 중 2개만 사실과 틀려도 명예훼손이 되는가 질문해봅시다. 한국의 현재 지방법원에 가면 2%부분의 사실착오도 손해배상 무는게 십상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잘못된 편협한 견해이며 조만간 고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나) 뉴욕타임즈에 게재한 64명 인사들의 광고성명서 내용이 사실과 틀리게 알라바마주 몽고메리 경찰국장의 명예를 웨손하였다는 이유로 설리반 국장이 뉴욕타임즈의 불법행위에 대해 보상청구를 한 소송에서『경찰이 알라바마 주립대학생들을 굶겨서 굴복시키려고 대학식당을 자물통으로 잠궜다』『킹목사를 7번 逮捕하였다』등의 성명서 내용은 사실과 틀려서 그 식당이 자물통으로 잠겨진 일 없고 킹목사는 4번 체포되었을 뿐 등임이 밝혀져 뉴욕타임즈가 알라바마주 법원에서 50만달러 배상의 패소판결을 받았는데 그 당시 시행되던 명예훼손에 관한 법률대로 판결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미대법원 다수의견을 집필한 브렌난 대법관은『공직자들에 대한 비판은 헌법수정 제1조에 의하여 언론자유의 보호를 받는다』는 입장에서 『이 성명은 공공 관심사에 관한 정보교환, 의견발표, 불만진술, 권력남용항의, 지원호소에 관한 것으로서 설사 허위사실이 주장속에 포함되어 있다 하드라도 어느 정도의 오용은 전체의 적절한 표현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 판시하고『진실로 증명될 수 있는 표현만 헌법수정 제1조의 보호를 받는다』는 주장을 기각하면서, 미헌법 기초자의 한사람인 매디슨을 인용하고 있습니다.『표현의 자유가 숨쉴 여지를 가지고 남아날려면 좀 잘못된 기사는 자유로운 토론에서 불가피하다』고.

  브렌난 대법관은 헌법수정 제1조에 의하면 공직자의 공무수행에 관한 토론의 열기 가운데 표현된 약간의 허위는 용납된다는 중요한 원칙을 세운것으로서『공직수행 비평에 사실주장 전부의 진실을 보장하라고 강요하는 명예훼손에 관한 법은 결국 자기검열을 시키는 것이고… 장차 공직수행의 잠재비평자들은 진실이라고 믿고 또 사실 진실이라 하더라도 법정에서 증명하는데 자신이 없거나 증명하는데 비용이 두려워 비판의 목소리를 숨죽일 것입니다. 그러한 법은 공공토론의 활력과 다양성을 주눅들게 하고 막아버리므로 이는 헌법수정 제1조와 제14조에 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이유 설시로 공직자에 대한 명예훼손은 신문인의 고의(actual malice)나 중과실(reckless disregard)을 공직자가 입증해야 배상청구를 비로소 할 수 있다고 판시하므로써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공공이슈에 관한 토론은 무제한이어야 하고 왕성하여야 하며 광범히 열려야 한다는 원칙에 대한 깊은 국민합의, 공공이슈에 관한 토론은, 정부와 공직자들에 대한 격렬하고 신랄하며 때로는 불쾌하고도 날카로운 비난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므로써 브렌난 대법관은 신문이 참여민주주의에 필수적인 공공기능의 중추를 맡고 있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다) 한국논단에서 경제정의실천연합이라는 단체가 기업체의 약점을 미끼로 돈을 뜯었다고 하는 발언을 게재하였다고 요새 제1심 판결에서 배상판결을 하였습니다.

  그 단체는 돈을 받기는 여러차례 그것도 적게는 기백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제지, 화학, 자동차, 공유수면매립 등을 하는 업체들로부터 협찬금이나 용역비로 받았다고 스스로 시인합니다. 다만 약점을 미끼로 돈을 받은게 아니라 무관하게 받았다는 요새 어디에서 많이 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단체의 사업관련 성명, 조사발표문들과 해당년도 예결산을 서증조사하자고 증거신청하니까, 재판장은 왜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서류로 입증하려고 하느냐 이 증거신청은 소송지연 목적이라고 받아줄 수 없다고 소송을 끌다가 기피신청을 당하면서 쫓기듯 판결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재상황입니다.

5. [비평과 사실적시와는 다르다]

(가) 누가 언제 어디에서 무슨 창피한 행동을 하였다고 쓰는 것은 사실적시입니다. 그러나 누구는 나쁜 생각으로 나쁜행동을 할 것 같으며 나쁜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라고 쓰는 것은 비평입니다.

(나) 한국논단에서 어느 대통령후보를『연방제로 통일을 기도하므로써 대한민국을 소멸시키려는 음모자』라고 비평한 바 있는데 이를 기소장에서『사실적시』라고 기재하고 있습니다. 멋모르는 시정인들은 나쁜 연방제와 좋은 연방제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이 비평은『연방제를 조용히 추진할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뜻이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과 연방이 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헌법의 핵심 즉 한반도 전역에 미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역사속으로 파묻혀 없어지고, 시장경제와 복수정당제는 휴전선 남쪽만 시행되며, 북한의 명령경제와 프로레타리아 독재를 믿는 군대와 경찰이 남쪽으로 이동(남의 나라가 아니므로 전쟁이 아니고 군대의 이동일뿐임)하여도 국내문제이므로, 유엔안보이사회가 간여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런 연방제를 조용히 추진한다는 것과 음모한다는 것은 똑같은 뜻입니다. 이렇게 비평을 하다보면 순진하게 또는 선거작전상 연방제 비슷한 구상을 말해오던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에는 생각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점에서 이런 비평은 생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