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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서 지원한 소-비료가 北 외화벌이 수단으로
북한이 지난해 터키와 태국에 각각 암소와 질소인산복합비료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영국, 싱가포르, 슬로베니아 등지로부터 고급 위스키, 담배, 애완동물용 통조림을 대규모로 사들였다.
본보가 29일 민간 국제무역정보업체인 국제무역전략연구소(원장 정성보)에서 입수한 ‘2005년 북한의 대외교역 실태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에 암소 570마리를 터키에 수출해 99만 달러(약 9억4000만 원)를 벌어들였다.
국제무역전략연구소는 전직 KOTRA 출신 무역전문가들이 올해 1월 신설한 무역관련 정보업체로, 이번 자료는 북한의 주요 교역상대국 관세청 자료를 심층 분석한 것이다.
무역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국은 터키에 소를 수출하지 않기 때문에 터키 관세당국이 남한과 북한을 혼동했을 가능성은 없다”면서 “북한의 경제난을 감안하면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남측으로부터 받은 소를 터키에 다시 수출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현대아산으로부터 1998년 6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소 1500마리를 제공받은 것을 비롯해 굿네이버스 등 민간구호단체에서 수차례 소를 지원받았다.
북한은 또 지난해 10월 태국에 431만 달러어치의 질소인산복합비료를 수출했다고 이 연구소는 덧붙였다.
질소인산복합비료는 북한이 자체 생산할 수 없는 고급비료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이 태국에 비료를 수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역시 남측이 해마다 북한에 무상으로 지원하는 비료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OTRA는 “지난해 상반기에 한국이 수출한 비료가 북한산으로 잘못 기재된 사례는 있었지만 지난해 10월 한국이 태국에 수출한 비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KOTRA는 ‘북한이 지난해 상반기에 500만 달러어치의 비료를 태국에 수출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태국 관세청에서 상반기 북한산 수입으로 집계한 동일한 물량의 비료가 3월과 5월 2회에 걸쳐 울산항에서 태국으로 선적됐으며 수출업체는 한국의 H상사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한 해 동안 고급 위스키와 담배, 애완동물용 통조림을 4340만 달러어치나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담배를 4207만 달러, 위스키를 103만 달러어치 수입했으며 태국과 슬로베니아에서는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용 통조림 3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을 감안할 때 애완동물용 통조림을 이처럼 대규모로 수입한 배경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