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미래한국신문 http://www.futurekorea.co.kr 에 있는 기사임.
정부, 개성공단사업에 공수표 남발
"지나친 기대가 과잉대응 불러"
당시 기념식에 참석한 인사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지난달 말에도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연합
◇노무현정부는 2004년 12월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생산품 출하기념행사에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국회의원과 경제인 등 400여 명을 대거 참석케 했다.
노무현정부가 개성공단사업에 전력(全力)을 쏟고 있다. 개성공단사업의 성공이 북한의 개혁개방과 대북정책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고, 노정부가 바라는 김정일정권의 유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논리에 의한 지나친 기대는 개성공단사업의 전망에 대한 부풀리기식 선전과 비판에 대한 과잉반응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정부는 지난주 레프코프위츠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개성공단사업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며 북한 노동자들의 권리문제를 제기하자 ‘내정간섭’이며 ‘단선적인 사고’라고 반발했다.
한편 개성공단 참여 업체들에 대해서는 ‘공수표’를 남발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여건 마련을 위해 개성공단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북한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동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관계자들은 “정부의 개성공단에 대한 장미빛 전망은 공수표였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래는 월간조선 5월호에 게재된 개성공단 참여업체 간부들과의 인터뷰 내용 요약. 공간제약상 필요한 부분은 재구성했다.
한편, 개성공단에는 현재 국내 15개 입주업체 중 11개가 2004년 말 이후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약 5,000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한 달 월급은 57.7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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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참여한 것 후회”
김범수기자 2006-05-04 오전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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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참여한 것 후회”
입주업체 간부 월간조선 5월호 인터뷰
-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달라고 했다는데
5%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당분간 임금에 관한 얘기가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황당하다. ‘월급이 한 달에 6만 원 정도인데, 5% 올려 줘도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렇지가 않다. 개성공단에 들어간 가장 큰 이유가 북측의 값싼 노동력 때문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월급을 올려주면, 내년에 또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른다.
임금인상으로 인한 현실적 문제도 있지만, 상징적 의미도 크다. 사실 우리가 임금을 올려 준다고 본인들이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지급한 월급은 당에서 가져간다고 한다. ‘개성시 인민위원회’에서 관리한다.
- 근로자 한 달 임금이 57.7달러면 싼 것 아닌가
단순히 그것만 보면 싸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이 많이 떨어진다. 북한 사람들은 나라에서 식사 때마다 배급해 주고, 필요한 물품을 일괄적으로 주니 왜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누가 열심히 일하면 왕따를 당한다. 노동생산성이 우리의 5분의 1 수준이고 이것마저 일정하지 않다.
- 공단에 진출한 지 2년이 넘는데 회사에 이익이 있었나
생산성이 떨어지고, 물류·통행이 다 힘든데 무슨 이익을 내나. 1년 동안 재미를 못 봤다.
처음 개성공단에 들어갔을 때 정말 기뻤다. ‘내가 대북사업을 한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사명감도 느껴졌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얼마나 허무한지 모른다.
- 혜택을 본 경우는 없나
개성공단 입주 업체 중 증시에 상장한 업체는 주가가 많이 올라 혜택을 봤다. 외부에서는 이곳의 실상을 모르고 개성공단에 있는 회사들이 잘 되고 있다고 알았으니까. 덕분에 주가는 올랐지만 거품이다. 개성에 진출한 업체들은 향후 2~3년 이내에 금감원에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물론 금감원에서 이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지는 모르겠다.
- 주변에 개성공단에 진출하려는 이들이 많이 않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본단지 5만 명에 들어가겠다는 업체가 많지 않았다. 유레카라는 회사는 시범단지 입주업체로 뽑혔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안 들어갔다. 진짜 행운이다.
- 정부는 개성공단을 계속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완전 공수표 날리는 것이다. 정부의 그런 발상이 무척 위험하다고 본다. 중소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이나 현실적인 계획이 없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자금 일부는 지원 받았지만, 결국 두 배 이상이 더 들었다. 공단에 들어오려다가 실패한 회사들이 운 좋다고 말한 정도다. 정부가 장미빛 전망만 쏟아 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개성공단은 한 마디로 희망은 있지만 현실은 없다고 본다.
미래한국 2006-05-04 오전 10:5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