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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가 범죄집단이면 청와대는 파렴치 집단"
정동영 의장 ´자치단체장 10명 중 3명 꼴 사법처리, 범죄집단 수준´
시장·군수협의회 "여기가 범죄집단이면 중앙정부는 우두머리 격”
2006-04-28 13:10:33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27일 5.31지방선거 정강, 정책연설을 하면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범죄집단에 비교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정책연설에서 “4년 전에 뽑힌 3기 단체장들은 (부패정도가)심해서 10명중에 3명 꼴로 사법처리 되었다”며 “범죄 집단 말고 10명 중 3명이 사법 처리되는 집단이 어디 있겠느냐”고 폄훼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은 공천비리 매관매직 게이트와 연결되어 있다”면서 “돈을 주고 공천 받아 단체장 하면서 각종 사업발주, 인허가 과정에서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고 이것이 발각되어 사법처리가 되고 하는 악순환의 구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례로 “지난 4년 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은 토목공사에 50조를 쏟아 부었다. 공사를 남발하고 예산을 낭비했다. 인구 1만5천명의 인천 옹진군은 500억 청사를 지었고 서울시 금천구는 올해 1년 예산이 1400억인데 1000억짜리 청사를 짓고 있고, 경기도 용인시는 얼마전 준공한 청사가 2만4000평으로 세종로 종합청사(2만3000평)보다 바닥면적이 더 넓다”고 지적한 것.
이에 당사자인 용인시는 “시민을 위해 지은 종합복지행정타운을 지방부패의 온상으로 몰고 가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더욱이 이 청사는 정 의장이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있던 2001년, 당시 같은 당 소속 용인시장이 부지조성공사계약과 함께 설계시공하고 착공까지 마친 것이어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현 용인시장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기 위함이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는 것.
용인시에 따르면 1800억원 가량을 들여, 지난해 6월 26일 완공된 이 청사는 지하 2층, 지상 16층 규모에 종합복지행정타운 개념으로 그 안에 본청 부지지 외에도 문예진흥원(회관), 노인복지회관, 청소년 수련관, 보건소, 시의회청사, 용인경찰서, 복지수영장 등이 들어서 있다.
또한 우체국(입주계약)과 교육청(입주를 위한 예산반영)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보면 단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 너무 크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입주해 있는 기관과 시설을 볼 때 시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생각했다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 의장 말대로 라면 크게 지어서 부패했다는 소리인데 부패가 있다면 오히려 크게 못 짓는 거 아니냐? 떳떳하니까 감사도 받고 완공까지 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더욱이 청사는 2001년 말 착공된 것으로 현재 시장은 당선 뒤 바로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청사준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어떻게 매관매직 게이트와 연관 지을 수 있느냐”며 “정 의장 말대로 라면 자신이 몸담았고 당시 함께 일하던 같은 당 소속 시장이 청사를 착공했으니 누워서 침 뱉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지방정부가 범죄집단이면 중앙정부는 우두머리격”
정 의장의 지방정부 심판론에 대해 전국 시장·군수협의회(이하 협의회)와 한나라당, 지자체 관계자들은 “집권여당의 수장으로서 어찌 그런 막말을 하느냐?”, “지방정부가 범죄집단이면 중앙정부는 우두머리격이다. 청와대는 ‘파렴치 집단’이라고 해야 옳으냐?”며 맹 비난을 퍼부었다.
협의회 구정태 전문위원은 27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하도 어이가 없어 할 말이 없다”고 하면서 “첫 번째 단체장들은 그래도 정치인일지나 행정가이고 공무인 인데 말의 구속을 많이 받고 정치인들은 하고 싶은 말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막 떠들고 다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 전문위원은 “시장, 군수, 구청장들 할 말은 많지만 그렇게 할 입장도 아니라 참고 있다”며 “얼마나 지방정부가 썩었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는 지방정부 썩도록 뭐했느냐? 자기얼굴에 침 뱉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지방정부를 범죄집단으로 모는데 그렇게 따면 국회의원들은 어땠느냐”며 “부패 척도가 있다. 건수로 봐서도 단체장이 많아 많다고 할 수 있지만 부패라는 것은 돈 액수의 크기로 볼 수 있다. 야당에서 공천비리가 잇따라 터졌는데 열린우리당이 여당이라서 지금 피해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조만간 터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구 전문위원은 “정 의장이 아마도 정치적 수세에 몰리니 탈출구로 지방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온 것 같다”며 “여당수장으로 그런 말 할 수 있나. 여기가 범죄집단이면 중앙정부는 우두머리 격”이라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집권당의 당의장의 발언 치고는 매우 질이 낮고 막말”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렇다면 살인을 저지르고 부정부패에 개입되고 국가기밀을 유출한 청와대는 ‘파렴치 집단’이라고 해야 옳으냐?”고 반문했다.
그는 “더더구나 비리 혐의로 2심까지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 판결을 대기 중인 현역 국회의원을 4명씩이나 둔 열린당은 정동영 의장이 뭐라고 부를지 모르겠다”면서 “열린우리당 명의로 당선된 단체장이나 의원은 사실상 단 1명도 없는 열린우리당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집에 불이 날 염려를 안 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버지 덕분’이라고 말하는 거지부자의 대화나 다름없다”고 비꼬았다.
이 부대변인은 “정 의장은 (지방정부 심판 이야기 하지 말고)선거의 본래 의미인 정권 심판을 받을 준비나 똑바로 하라”고 충고했다.
경기도 이수원 공보관은 “용인시 청사는 정 의장이 몸담았던 민주당 정권에서 첫 삽을 떴다”면서 “앞뒤 다 잘라내고 매관매직 게이트를 이야기 하면서 시 청사 규모만을 놓고 부패의 온상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공보관은 “사정이 이런데 이를 마치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시장이 그것을 다 지었고 누리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정말 ‘눈 가리고 아웅’하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김승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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