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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는 귀족학교 아니다"
▲ 민족사관고 이돈희 교장
- 한국 교육의 미래
“민족사관고를 귀족학교인 것처럼 보는 교육부의 시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2003년 9월부터 민족사관고 교장을 맡고 있는 이돈희(68) 전 교육부장관은 최근 민사고가 교육 양극화의 잘못된 모델로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 교장은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그같은 기고를 한 것으로 본다면서 “민사고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영재를 국가지도자로 양성하는 특수한 교육기관으로 평가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김 부총리에게 민사고를 방문해 교육현장을 직접 확인해 줄 것을 공개 제안했다.
김 부총리는 23일 국정브리핑에 ‘우리 아이들 다시 입시지옥으로 내몰 수 없다-자사고 늘려서는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민사고에 대해 “이 학교의 부설 평생교육원과 영재교육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영어 영재프로그램은 320명의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25일 동안 1인당 390만원을 받고 교육시킨다”며 “이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이런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불하면서 이 부설 캠프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교장과의 일문일답.
--김 교육부총리가 국정브리핑에 기고한 글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기고문을 자세히 읽어 봤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 처럼 우리 학교를 일부러 흠집내거나 때리기 위한 의도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무자들이 작성한 교육개발원 보고서 자료를 잘못 읽었거나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잘못 전달됐다고 보는지.
▲민사고 학생들의 월 사교육비가 104만원이라던가 입학하고 싶은 중학생들이 어쩔수 없이 고액의 부설 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든지 하는 주장은 정말 터무니 없는 모함이다. 교육정책을 다루는 교육부에서 이 같은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 사실 납입금을 포함해 교육 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지적이 있는데.
▲수업료는 현재 일반학교의 3배를 받고 있는데 이것은 법정허용치다. 여기에다 기숙사비와 학생활동지원비를 포함해 총 납입금은 연간 1천500만원대로 비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민족사관고가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과 여건 자체가 고비용 구조여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납입금은 더 인상했으면 좋겠지만 사회적 인식과 정서상 당분간은 무리라고 본다. 방학중 실시하는 각종 캠프도 국내.외 최고수준의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지원자가 넘치고 있는 실정이다.
--자립형 사립고를 늘리지 않겠다는 김부총리의 발표를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부 차원에서 자립형 사립고가 비싼 교육비용으로 학부모의 부담이 크다고 보고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마치 민사고가 교육양극화를 부추기는 귀족학교인 것처럼 하나의 사례로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어 불쾌하게 생각한다.
--올해부터 도입한 무학년제 취지는.
▲ 2006년도 합격자들의 토플 평균점수가 263점으로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학교에서 이미 고등학교를 능가하는 능력과 실력을 갖춘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를 무한대로 높일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는 차원에서 영어와 수학, 물리 등 가능한 과목별로 무학년제를 이번 학기부터 도입했다.
내부 교육프로그램을 능가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교수를 초빙하는 등 최대한 지원해 줄 방침이다. 그러나 대학진학은 지금과 같이 2학년 과정을 마친 뒤 가능하다.
-- 전 교육부장관으로 대학의 학생선발과 본고사 도입에 관한 견해는.
▲ 우리 학교의 경우 매년 미국의 명문대에서 우수학생들을 데려가기 위해 설명회를 하러 온다. 이처럼 외국의 경우 대학이 학생들을 마음대로 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정부의 통제형 대입제도로 학생선발권과 학교선택권이 제한받고 있다.
대입제도의 근본 구조를 총점제에서 내신과 수능, 각종 경시대회 및 특기활동, 대학별 고사 등 영역별로 선발하는 다원적 선택형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 서울대의 경우 이런 형태로 가고 있다고 본다.
원주=연합뉴스
입력 : 2006.03.24 13:04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