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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03-23 오후 3:00:38
이산가족 상봉에서 보여준 북한의 생트집
written by. 김 철
공동취재단의 철수 결정을 환영한다
지난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는 제13차 이산가족 1진 상봉행사를 취재하던 우리측 공동취재단이 행사보도 내용에 '납북' '나포' 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북측이 취재제한 조치를 취한데 항의해 전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24명의 공동취재단은 23일 오전 현지에서 회의를 갖고 "현재 상황에서 더 이상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취재가 무의미하고, 북측의 취재제한으로 인해 공동취재단에 참여한 SBS 기자가 남측으로 귀환했고, 취재자유에 대한 원칙도 깨졌다"며 전원 철수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 북측의 취재방해에 항의해 제13차 남북이산가족상봉 공동취재단이 23일 기자단 전원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전날인 22일 밤 해금강호텔 임시기자실에서 조용남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국장(오른쪽 두번째)이 상황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에 앞서 북측은 상봉 첫날인 20일 오후 SBS·MBC 기자들이 37년만에 만나는 신성호 선원 천문석씨 부부의 상봉 장면을 보도하면서 '납북' '나포'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며 현지 방송 송출을 막았다. 이어 21일 이들의 취재를 제한해 공동취재단이 한때 취재를 거부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북측은 또 해당 기자의 철수를 요구하며 이산가족 귀환 차량의 출발을 막고나서 상봉단의 귀환이 10여 시간이나 지연되었다. 예상치 못한 북측의 생떼로 뜻밖에 볼모로 잡힌 이산가족들이 10여 시간 동안 긴장과 공포에 떨었던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제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도 우리측 방송 기자가 '납북'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현지 송출을 막고 일부 기자의 취재수첩을 빼앗는 등 물의를 야기한 바 있었다.
북한이 이번 상봉행사에서 보여준 태도를 보면 '북한이 변할려면 아직도 멀었구나'하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생트집인가.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이산상봉 행사에서까지 이런 생트집이니 정치·군사 문제 협의 과정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그동안 우리 정부가 '퍼주기'라는 국민적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엄청난 대북지원을 해온 결과가 겨우 이 꼴인가.>... 이런 탄식이 절로 난다.
이산가족 상봉 장면에서 문제를 따지자면 북측이 더 심한 반칙을 해온 게 사실이다. 만나게 해 줘야할 북쪽의 이산가족들을 성분을 따져 선발하고, 그것도 남쪽보다는 주로 북쪽 장소에서 만나게 해 주면서 가족들을 철저히 통제해 온 것이 그것이다. 또 가족들을 사전에 철저히 교육시켜 만나는 사람마다, 방송 카메라를 들이댈 때 마다 '장군님'을 부르짓게 하고 '통일'을 외치게 하고 독재왕국을 '지상낙원'으로 거짓말하게 만든 게 북한이다. 인도주의는 없고 정치 선전이나 해대는 곳이 바로 북한의 이산상봉 장면이다. 그러나 우리측 기자들은 그들의 외침을 여과없이 방송하고 보도했다.
납북을 납북으로 표현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납북자를 '의거 월북자'로 억지를 부리는 북한이 잘못이다. 국군포로가 탈북해 남한으로 귀환하고 납북자가 목숨걸고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는 게 현실 아닌가. 이런 모습을 목도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납북자를 납북자라고 표현하지 못하도록 북한이 막아선다고 해서 사실이 숨겨질 일인가. 이런 점에서 이번 공동취재단의 철수 결정은 용기있는 기자정신이고 국민적 환영을 받을 일이다.
북한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비전향장기수까지 돌려 보내고 북파공작의 실체까지도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을 인정하는 진실함이 없이는 남북이 아무리 만나도 소용없는 일이다. 자유스러운 남한 사회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고집만 피우는 북한의 태도는 이제 달라져야 한다.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북한을 보는 우리 국민의 대북시각도 더 강경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이 여전히 북한을 불안한 상대로 인식하고 있어서는 남북교류나 경제협력사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북한에게도 손해라는 인식을 북한 당국이 깨닫기 바란다. (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
- 공동취재단 성명서 보기 -
관련기사 바로가기 >> 李통일, 납북자단체 대표 연쇄 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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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공동기자단의 성명서 -- KONAS의 홈페이지에서
제 목 이산가족상봉 행사 공동취재단 성명
작성자 관리자 2006-03-23, 조회 : 12
금강산에서 3월 20일부터 진행중인 제 13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공동취재단은 3월 23일 철수를 결정했다.
공동취재단의 이러한 결정으로 50여년만에 혈육의 정을 나누는 뜻깊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국민들에게 상세히 취재 및 보도하지 못한데 대해 가슴 아프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산가족 등에게 너그러운 양해를 구한다.
공동취재단은 그러나 이번 사태의 원인이 북측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북측은 공동취재단 방송기자의 ''''''''납북'''''''' 또는 ''''''''나포'''''''' 등의 표현을 문제삼아 위성송출을 가로막고 일방적인 취재제한 조치를 취했다.
나아가 해당기자에 대한 사실상 추방을 요구하며 10시간동안 고령의 이산가족들의 발을 묶어놓는 비인도적 처사를 보였다. 이과정에서 북측은 해당기자에 대해 ''''''''공화국법에 따른 처리''''''''를 운운하며 협박도 했다.
특히 북측의 취재방해는 위성 송출 저지와 일부 기자에 대한 취재 제한에 그치지 않고 오디오 녹음전 기사내용을 사전에 가져오라고 요구하면서 사실상 기사검열을 시도하고 녹음테잎을 빼앗아갔다 하루만에 돌려주는 등 상식을 벗어난 데까지 이르렀다.
북측은 그러나 이에대한 사과는 커녕 공동취재단의 자유로운 취재활동 보장 요구에 대해 아무런 응답이 없다.공동취재단은 23일부터 시작되는 2진 상봉단에 대해서도 여전히 취재활동을 제한하겠다는 뜻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북측의 취재방해는 상대지역에서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보장한 남북간의 합의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임을 강조하며 북측에 관련 사항을 엄격하게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 당국이 남측 이산가족들의 조속한 귀환을 위해 노력을아끼지 않은 것에 대해 존중을 표한다.하지만 이과정에서 공동취재단의 가장 중요한 문제제기인 북측에 대한 상봉행사의 자유로운 취재요구가 남북 당국간 충실히 논의됐는지에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공동취재단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남북 당국이 인도주의와 대화교류의 장에서 취재자유가 보장되는 가시적 조치를 이끌어낼 것을 촉구한다.
2006년 3월 23일/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