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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미국, 미국 뉴욕서 비공식접촉
2006.03.07
남북한과 미국이 지난 6일 미국 뉴욕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고 북한 핵문제와 위조지폐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미국과 북한 관리들이 위조 지폐문제와 관련해 양자 접촉을 갖기 하루 전에 이뤄진 자리인 만큼, 참석자의 범위와 만남의 형식이 민감하게 다뤄졌습니다. 참석자들은 모두 유익한 자리였다고 말하고 있어, 답보상태에 빠진 6자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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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그레그 (Donald Gregg) 전 주한미국 대사 - AFP PHOTO/KIM JAE-HWAN
이날 행사는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전미외교정책회의 (The National Committee on American Foreign Policy)의 주선으로 성사됐습니다. 남북한과 미국의 비공식 접촉인 만큼 전현직 관리들과 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과 북한의 위조지폐 등이 논의됐습니다. 남한에서는 위성락 주미공사가 참석했고, 북한에서는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가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미국측에서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와 마이클 그린 전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국무부 현직관리로는 누가 참석했는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워싱턴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통인 존 메릴 동북아시아 정보분석관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뉴욕 접촉에 미국 관리를 보낼지를 놓고 미국 행정부 안에서 논란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Niksch: The issue of whether to have a US official at this
meeting could well have been subject to some debate.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이번에 미국을 방문한 이유는 위조지폐 문제와 관련해 미국측의 설명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은 이번 양자 접촉에서 북한 핵문제는 논의대상이 아니라고 거듭 못 박았습니다. 북한의 불법행위에 맞서 미국이 취한 금융 조치들을 실무 차원에서 설명하는 자리일 뿐이라는 겁니다.
닉쉬 박사는 마이클 그린 전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여전히 부시 행정부가 긴밀한 관계에 있는 만큼, 뉴욕 토론회에서 미국의 비공식 대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Niksch: He is still very close to the Bush administration and could well have acted as a kind of unofficial representative of the administration at this meeting.
토론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습니다. 마이클 그린 전 보좌관은 남한언론에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자리였다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리근 국장도 미국과 북한 양측이 모두 솔직하게 얘기했다며 유익한 자리였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의 위성락 공사도 비록 정부 간 공식 협상자리는 아니었지만, 여러 측면에서 논의가 이뤄졌고 각자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높이는데 유익했다고 말했습니다. 위 공사는 또 서로의 전제가 다르기는 했지만, 6자회담이 조기에 열려야 한다는 데는 거의 공통된 이해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 핵문제에 조속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데도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으며, 미국 측도 같은 생각을 내비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이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자 지난해 하순 이후 중단된 6자회담이 다시 재개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의 위성락 공사는 작년 6월에도 비슷한 비공식 접촉이 회담 재개로 이어진 적이 있는 만큼, 올해도 그런 기대가 나올 수 있지만 아직 장담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금융제재를 거두지 않으면 6자회담에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북한이 적당한 시점에 가서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Niksch: It's a pretty safe bet to say that they will at some point return to six-party talks.
닉쉬 박사는 북한이 명목상으로라도 회담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도록 중국이 압력을 넣고 있다며 그같이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회담에서 북한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중국도 지켜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회담이 다시 열린다해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닉쉬 박사는 분석했습니다.
김연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