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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추기경 "6.25 전후 北 신자 5만5천명 사라졌다"
"평양에 '상주 사제' 여러번 요청"
[2006-03-05 16:36]
정진석(鄭鎭奭) 추기경은 “서울대교구는 지난 10년 동안 북한 주민들을 위해 100억원의 물자를 조건 없이 지원해 왔다”며 “하루빨리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을 해소하고 자급자족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길 고대한다”고 5일 가톨릭 <평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평양교구장을 겸하고 있는 정 추기경은 “해방 직후 북한에는 58개 성당과 약 5만5천여 명의 신자, 100여명의 성직자·수도자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한국전쟁 전후로 북한교회는 모두 폐쇄, 파괴됐고 단 한명의 성직자·수도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천주교 신자들이 얼마나 생존해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며 “오늘날 북한에 1000~3000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선교’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남북문제를 교회 안팎으로 여러 의견을 수렴해 최선의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그는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앞서 우선적으로 남북한 쌍방간에 저질렀던 비인도적 행위에 대해 서로 회개하고 용서를 청하며, 그에 합당한 보속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예수성심대성당’(100여 년 전 프랑스와 프러시아간의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전쟁으로 인한 상방간의 잘못을 회개하고 보속하기 위해 프랑스 전 국민의 헌금으로 건립한 성당)을 예로 들며, 예수성심대성당과 같은 ‘속죄와 보속을 위한 성전’을 파주 문산에 건립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정 추기경은 “평양교구장으로서 사목방문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북측이 아직 ‘때가 아니다’며 초대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북한에는 단 한분의 성직자도 없기 때문에 북측에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평양 <장충성당>에 ‘상주 사제’를 두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며 “이 문제가 선결될 때 교황님의 방북 문제도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5일 로마교황청 추기경 서임 예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로마로 출국했다.
박영천 기자 dailynk@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