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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체제 개편, 國家해체 우려’
"서울 쪼개기 등, 좌파적 변혁" 비판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소위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위원장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는 서울 분할(열린우리당 5개 분할 주장)을 포함, 현재의 도(道)를 없애고 전국을 60~70개 통합시로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기본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여야가 4월 임시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입법화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언론에 보도됐다.
현재‘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지방행정체제의 근대화를 통한 행정효율성 달성과 경상도*전라도 등 도(道)를 폐지,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한 사회적 통합 등이 명분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개편안은 전문가나 국민여론 수렴 없이 진행되는 절차적 문제와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추진되고 있다는 시기적 문제 이외에도 내용적으로 상당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도(道)를 없애고 전국을 60~70개 통합시로 개편하는 개편안은 지자체를 분산시키고, 약화시켜 중앙정부에 예속시킴으로써 지방균형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47개 도도부현(道都府懸)을 9~13개 정도로 묶는 도주제(道州制)’에서 볼 수 있듯, 광역화(廣域化)라는 세계적 흐름과도 거스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광역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세계적 도시권역들에 비해 서울 분할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이 개편안은 국가경쟁력 약화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문수 의원은 7일 성명을 통해“북경*상해 대도시권을 성장 기반삼아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에 맞설 수 있는 경쟁 주체는 수도권뿐”이라며 “노무현 정부는 이런 수도권에 대해 수도 분할*규제에만 급급하더니 급기야 수도권을 쪼개 대한민국의 국제경쟁력마저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7일 한나라당사 앞에서 지방행정체제개편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식입장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진정한’의도에 대해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에서는 세 가지 정도의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지방행정체제 개편’으로 이뤄질 선거구개편에 대해 여야의 이해관계가 합치했다는 ‘與野야합설’이다.
예컨데 서울시가 5개~7개 정도로 분할될 경우 현재 48개 국회의원 선거구는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5~7개 정도의 중대선거구로 묶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경우 묶여진 중대선거구는 복수의 국회의원을 뽑게된다.
이때 제1당과 제2당인 열린당과 한나라당은 의원직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이러한 선거구개편에 여야가 다른 목소리를 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그간 정권 견제세력으로 존재해 온 서울시*경기도 등 ‘거대’지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차원에서 열린우리당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예컨데 한 명의 시장을 내던 서울시를 5명 이상의 시장을 내는 서울로 쪼개는 등 ‘분할’을 통해 지방권력을 중앙권력의 수중에 넣겠다는 게 집권세력의 숨은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각각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있는 한나라당 박진*맹형규 의원 및 김문수 의원 등의 강한 반발에 부딛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집권세력의 좌파적 변혁수단으로 제안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기존 시스템을 부정(否定) 내지 경시(輕視)하는 사상의 발상이라는 것이다.
박진 의원은 “남북정상회담과 남북연방제 등의 사전 정지작업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남북연방제와 관련됐을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한 나라의 체제는 이념체계나 국가조직 이전에 가장 강고한 역사성을 갖는‘공간(空間)조직’으로 지탱되고, 특정 변혁세력 역시 국가구도를 바꾸기 위해 ‘공간조직’을 바꾸는 시도를 해왔다”며 “수도를 옮기는 것이 대한민국 정통성을 뒤흔드는 것으로 비판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기, 방법, 내용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재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그 같은 비판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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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기자 2006-02-18 오전 2: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