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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02-08 오후 2:31:03
동국대, 강정구 교수직위 해제!
written by. 김필재
직위해제 둘러싸고 찬반 양측 격렬 충돌
학교 이사회, 재판결과와 상관없이 학교 정관에 의해 결정
동국대 법인 이사회는 8일 오전 정기이사회를 통해 "6·25는 북한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인터넷 매체에 기고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정구 교수(사회학과)에 대해 직위해제 결정을 내렸다.
▲동국대는 8일 정기이사회를 통해 강정구 교수(사회학과)에 대한 직위해제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이날 강정구 직위해제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가진 자유진영 청년단체 회원들의 모습이다.@konas.net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 시작된 이사회에는 13명의 이사 가운데, 이사장인 현해 스님과 황창규 이사, 홍기삼 총장 등 7명이 참석했다. 동국대는 이미 지난해 12월 23일 강 씨가 국보법 위반 혐의(7조 찬양·고무 등)로 불구속 기소된 뒤인 26일 총장을 비롯한 간부 교수의 정책회의에서 강 씨에 대한 직위해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강 교수 국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기 때문에 '형사사건에 기소된 자에게는 교원 직위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사립학교법 조항(58조 2항)을 근거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 씨는 앞으로 강의를 할 수 없으며 연구비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현재 학교 수강 편람에는 2006년도 1학기 전공 수업에 강 씨의 강의가 들어가 있는 상태인데 학교측에서는 강사를 곧 교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강 씨의 교수 신분이 박탈되는 것이 아니어서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면 교수 직위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각 '자유개척청년단'(이하 '자청단'·대표 최대집), '북한민주화운동본부'(공동대표 강철환·안혁) '나라사랑시민연대'(대표 김경성), '자유넷'(대표 봉태홍)등 10여 개 자유진영 시민단체는 동국대 본관 앞에서 '강정구 직위해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동국대 사회학과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강정구 교수 사건 해결을 위한 동국대 학생대책 위원회'소속 학생 20여명은 강 씨에 직위해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konas.net
'자청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정구가 지난 시절 北에 들어가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대업 이룩하자'는 글을 남긴 것은 北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 선동한 이적행위"라며 "北이 좋으면 김정일 세습독재를 자유롭게 선전 선동하여 영웅칭호를 받을 北으로 가라!"고 비난했다.
자청단은 "'6·25가 통일전쟁이었다'는 강정구의 발언은 피흘려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순국·호국용사들을 통일 방해 세력으로 매도하는 행위"라며 "호국용사와 순국선열을 능멸하고, 6·25 남침으로 학살당한 유가족과 후손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준 강정구를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박상학 사무국장(99년 탈북)은 학생들을 향해 자신이 탈북자임을 소개하고 "3백만이 넘는 동포들을 굶겨 죽인 김정일을 옹호하는 자가 무슨 교수냐"며 분개했다. @konas.net
이에 10시 10분 경 동국대 사회학과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강정구 교수 사건 해결을 위한 동국대 학생대책 위원회'(대표 이관용·사회학과 4학년)소속 학생 20여명은 강 씨에 직위해제를 반대하는 맞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수십 년 간의 연구를 통해서 강단에서 학생들과 토론하고 축적했던 연구 성과물인 강정구 교수의 논문은 당연히 학문적 영역에서 비판적으로 토론되고 평가되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강 씨를 옹호하는 학생들과 대치한 자유진영 시민단체 회원의 모습
"왜곡되고 편향된 색깔몰이에 의해 국가보안법에 기소된 사실을 근거로 강정구 교수를 직위 해제한 동국대학교의 결정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부적절한 처사이다...(생략) 동국대가 강정구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 결정을 고집한다면 학문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됨은 물론 강정구 교수의 수업수강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현실적 고통이 학생들에게 가해질 것이다"
이 때 본관 한쪽 끝에서 이를 지켜보던 자유진영 시민단체 회원들은 달려와 "강정구가 어떤 인간인지나 알고 이런 짓을 하느냐"며 호통치자, 학생들은 "당신들이 뭔데, 우리 교수님을 욕하느냐"며 항의했다.
이에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박상학 사무국장(99년 탈북)은 학생들을 향해 자신이 탈북자임을 소개한 뒤 "3백만이 넘는 동포들을 굶겨 죽인 김정일을 옹호하는 자가 무슨 교수냐"며 호통치자, 한 학생이 "조국(북한)을 배신하고 온 놈이 무슨 말이 그렇게 많으냐"며 으름장을 놓았다. (나중에 이 발언을 한 사람은 경찰에의해 학생이 아닌 모 인터넷매체 기자로 밝혀졌다.)
▲ 강 씨를 옹호하는 학생들과 대치한 최대집 자유개척청년단 대표의 모습
이에 격분한 자유개척청년단의 한 회원이 종이피켓을 들고 "강정구는 마땅히 파면해야 한다”면서 시위대 앞으로 다가오자 학생들은 이를 몸으로 힘껏 밀쳐냈고 이 과정에서 흥분한 양측 회원들이 떼 지어 달라붙어 몸싸움이 벌어졌다.
약 20여분간 소란이 크고 작은 소란이 계속됐으나 학교측 관계자들은 좀 떨어진 상태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에 한 학생이 학교 직원에게 "폭력단체(?)가 학교에 난입해서 학생을 때리며 행패를 부리는데 말려야 되는 거 아니냐"며 항의했다.
▲동국대 출신의 봉태홍 자유넷 대표는 "후배들이 '강정구 주체사상 교주'에게 세뇌를 당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며 열분을 토했다. 사진은 학생들에게 둘러싸인 봉 대표의 모습 @konas.net
이를 지켜보던 봉태홍 자유넷 대표(동국대 81학번)는 "후배들이 '강정구 주체사상 교주'에게 세뇌를 당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 남은 과제는 그를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강정구는 직위해제로 끝낼 것이 아니라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며 열분을 토했다.
이들의 충돌은 잠시 후 몇몇 교직원들이 나서서 말리기 시작해 간신히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시 기자회견을 속개해 "이사회에선 불교의 대자대비한 관용의 정신으로 학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교수에 대한 직위 해제를 철회 할 것"을 요구했다. (konas)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 climb1@hanmail.net
2006-02-08 오후 2:31:0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