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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다음 달 1일 국회정상화 전격 합의
입력 : 2006-01-30 16:41:46 편집 : 2006-01-30 17:37:30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해 여당이 한나라당에 준 선물은 뭘까?
30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의 북한산 '산상회담'에서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쉽게 합의했다.
두 원내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다음 달 1일부터 국회를 정상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합의내용은 국회 정상화와 ▲사학법 재개정 논의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안을 제출할 경우 국회 교육위 및 양당 정책조정위에서 각각 논의 ▲미해결 현안에 대한 등원 이후 논의 등 4개항이다.
이날 두 원내대표의 회담은 등반부터 오찬 및 개별 회담까지 무려 3시간이나 이어졌다. 그러나 실제 회담은 오찬 이후 두 원내대표가 취재진을 물리치고 나선 1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그 이전까지의 시간은 덕담을 나눈 수준에 불과하다.
동장대까지의 산행과정에서 이 원내대표는 "안갯속에서 해가 나왔으면 좋겠다. 정상까지 가면 뭐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이에 김 원내대표는 "영.정조시대에 당파싸움이 가장 심했는데 그래도 그 시대가 정치가 가장 꽃피웠던 시절"이라며 "양당이 나라 걱정을 하고 있는 만큼 오늘 만남이 나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선문답만 교환했다.
하지만 오찬 후 실제 회담부터 합의문 발표까지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합의문이 나오자 여야 의원들 다수가 의외라는 반응들이었다. 사학법 재개정 여부를 못박지 않은 채 재개정 논의 가능성만을 열어놨기 때문이다.
'사학법 재개정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합의문 내용은 그간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의 강도에 비춰볼 때 등원을 결정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 원내대표의 회담 이전에 이미 양측간에 치밀한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확답 없이는 장와투쟁 강행방침에서 한 발 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 같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등원에 선뜻 동의했다. 박 대표는 이 원내대표로부터 협상내용에 대해 보고받고 "사학법 재개정을 논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회 정상화에 동의했다"며 "향후 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안에 대해 심도있는 심의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이 원내대표간에도 충분한 사전 조율이 있었다는 의미다.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에 준 선물은 한나라당이 준비한 12~13가지의 사학법 재개정안 중 몇 가지를 수용하겠다는 막후 약속이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표면적으론 여전히 '연막'을 펴고 있다.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재개정을) 전제한 합의는 아니다"라며 "한나라당이 법안을 내면 국회법 절차에 따라 논의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도 "이 정도 합의를 이루려고 그동안 왜 이렇게 오래 장외투쟁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산상회담을 통해 등원할 명분만 얻었을 뿐 정작 한나라당이 주장하던 것은 아직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가 각 의원들의 생각을 종합해 결정을 내렸으리라 생각한다"며 "양당 원내대표들의 합의정신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지도부 차원의 조율이 끝났음을 시사한 것이다.
일각에선 계속된 장외투쟁으로 '민생을 챙기지 않는다'는 비난에 직면한 한나라당이 궁여지책으로 명분찾기에 나선 결과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