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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01-23 11:22:38 편집 : 2006-01-23 11:43:38
"연대는 없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에 출마한 김혁규 의원은 당권경쟁에서 핵심포인트로 꼽히고 있는 각 후보간 합종연횡과 관련, "그런 제의를 받은 적도 없으며 앞으로 물밑 제의가 들어온다 해도 연대할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에 출마한 김혁규 의원은 "특정후보와 연대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제3후보론'을 내세우며 당 의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김혁규 의원은 23일 <프런티어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2.18 전당대회를 우리당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대회, 국민의 마음을 얻는 대회로 규정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치공학적인 계산에 따라 특정 후보와 연대하는 것은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위기에 처한 당을 지키는 '제3의 후보'를 자처한 김 의원은 오는 2·18 전당대회의 분위기가 김근태.정동영 계파로 양극화되는 것을 막는 엄격한 '균형자'이자 '조정자' 역할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두 계파가 선택을 강요하는 전당대회로는 희망이 없으며 시대에 따라 변하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당원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정 계파가 승리하는 대회가 아닌 당이 승리하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한 관리형 당 대표를 자처한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문희상 전 의장이 대표적인 관리형 당 대표였지만 실패하지 않았는가, 엄격한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김 의원은 "내가 당의장에 선출된다면 우리당의 지지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국민들은 김혁규를 통해 여당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제3후보론을 내세워 전대 출사표를 던졌다. '전당대회 이후 제 3지대를 튼튼하게 뿌리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얘기했는데, '제3후보론, 제3지대'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구체적인 논리가 있는가?
- 이번 2ㆍ18 전당대회에 아홉명의 후보가 있지만, 두 명만 크게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당에는 그 두명과 그 계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39명의 국회의원들이 '광장모임'을 결성했고, 33명의 국회의원들이 '제 3후보론'과 뜻을 같이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갈등과 대립은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비타협적이다. 전부(全部)가 아니면 전무(全無)의 정치를 보여준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희망의 미래를 열 수 없다. 이런 우리당의 구조적 갈등을 보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특정 계파가 승리하는 대회가 아니라, 당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계기로 삼아 당이 승리하는 대회가 되어야한다는 소신에 따라 출마를 결심했다.
두 계파가 선택을 강요하는 전당대회로는 희망이 없다. 고정화된 리더십이 아닌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당원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2007년 승리가 우리의 최대 목표이긴 하지만, 2006년 없이 2007년이 바로 오지는 않는다. 2006년의 과정이 2007년의 결과를 만든다. 엄격한 균형자로서 2007년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제가 '제 3후보론'과 '제 3지대론'을 말했다. 선거는 언제든지 이변이 있게 마련이고, 이러한 프로세서가 우리당 당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본다. 영남권에서 출마여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출마 결심 후 곧바로 호남과 충청을 방문한 것도 이러한 의지를 현장에서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의견에 공감하고 있었다.
▲ 정동영 전 장관과의 연대가 점쳐지고 있다. 가능성은?
- '제 3후보론'은 '엄격한 균형자'의 자세를 잃는 순간, 정치적 의미를 상실한다. 2.18 전당대회를 우리당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대회, 국민의 마음을 얻는 대회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공학적인 계산에 따라 특정 후보와 연대하는 것은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 정치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지나치게 공학적 타산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순간의 유.불리에 따라 움직인 정치인은 대부분 퇴출되었지만, 손해를 감수하고도 소신과 원칙을 지킨 '바보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어 있지 않았나? 우리 정치도 이제는 예측 가능한 정치,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 물밑 연대 제의가 와도 절대 수락할 의사는 없는가?
연대 제의가 들어온 적도 없으며 앞으로 들어온다 해도 수락할 생각이 없다. '제3후보론'에 뜻을 같이 해준 33분의 국회의원들을 봐서도 그럴 수는 없다.
▲ 친노 직계 의원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직계 의원들과 청와대 측의 교감이 있었는가?
- 의정연구센터의 의원들 대부분이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분들이지만 그것으로만 만난 것은 아니다. 17대 국회 초기, 개혁 아니면 말도 하기 어려웠을 때 10년, 20년 후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이 시대의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 당면한 현안에서부터 미래에 닥칠 문제를 같이 논의하고 연구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부문 정서를 같이하게 되면서 출마를 권유 받았으며, 당 바깥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온건 합리주의, 중도 개혁과 실용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달라며 출마를 강권해 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당 내의 순수한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한다.
▲ 최근 호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PK지역의 지원이 있다고 해도 호남지역을 공략할 다른 전략이 있는가?
- 사실 나는 호남에 많은 팬을 갖고 있다. 경남도지사 시절에도 어느 누구보다 영호남 화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했다.
전남과 경남을 잇는 '화합의 다리'를 섬진강에 건설했고, 남도한마음축제를 열어 영.호남간 부부의 결혼식, 문화 예술, 사회단체의 교류, 경남과 전남북이 만나는 지리산 삼도봉 축제를 통한 교류, 하동 화개장터의 화합의 한마당 잔치 등 많은 사업들을 펼쳤다.
지난 18일 광주에 갔을 때, 700여명이 마중 나와 "눈물이 나도록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호남은 나에게 멀리 있지 않다.
▲ 이번 전대 출마가 PK지역의 당 지지도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가?
- 솔직히 영남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호남과 가까운 당이라고 말한다. 나를 비롯, 영남권에서 후보가 많이 나오는 것은 우리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그리고 전략적인 차원이 아니라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그동안 지역감정의 벽을 넘겠다는 정치권의 선언도 많았지만 아직 해결되고 있지 않는 것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실한 마음이 먼저라고 본다.
PK지역에서의 우리당 지지도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물론 아직은 역부족이지만, 지난 경북 영천 선거, 부산 강서 구청장 선거, 경남 김해 선거 때 확인했듯이 지지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젠 지역에서도 우리가 특정 정당을 그토록 밀어주었지만 돌아온 것이 뭐있나? 말뚝만 박아도 특정 정당이면 당선된다는 사고가 지역발전을 더디게 했다 등의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지역감정의 벽을 넘어야 나라도 발전하고 지역도 발전한다. 이점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 당의장에 선출된다면 이후 대권 경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가?
- 일단 2006년이 급선무다. 2006년이 있어야 2007년도 있는 것이지, 2007년이 먼저 오는 것이 아니지 않나? 선거는 항상 이변이 있게 마련인데, 이번 전당대회에서 내가 당의장에 선출된다면 우리당의 지지도가 달라질 것이다.
김혁규를 통해 여당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느낄 것이다. 그럴 때 자연스럽게 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 올라갈 것이다. 지금 나의 목표는 이것뿐이다.
▲ 전대를 거친다 하더라도 당 내분이 봉합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당 내분을 봉합할 수 있는 히든카드를 준비 중에 있는가?
-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전당대회는 갈등을 봉합하고, 대립을 해소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당대회가 갈등을 확산하고, 대립을 첨예하게 해서는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올 뿐이다. '제 3후보론'으로 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런 양 극단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런 면에서 내가 당의장이 되는 것이 우리당이 사는 길이고, 우리당의 큰 자산인 두분의 주자도 사는 길이라고 본다. 서로 마음을 합쳐 잘 해나가길 바란다.
이수경 기자seoulwater63@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