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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키워드로 본 '외교적 기교'] condemn(규탄) take note(유의)[조선닷컴]
글쓴이 박종세특파원 등록일 2010-07-12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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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키워드로 본 '외교적 기교']


condemn(규탄) take note(유의)

 

  • 입력 : 2010.07.10 03:00

condemn(규탄)… 비난할 때 가장 높은 수위의 표현 中반발했지만 결국 성명에 담아
take note(유의)… "사건과 무관하다"는 北반응 언급 北주장도 들었다는 중립적 표현

천안함 사태와 관련 안보리가 채택한 의장성명에는 주목해야 할 외교적 표현들이 있다. 먼저 '규탄(condemn)'이라는 단어다. 안보리 성명에서 상대방을 가장 강도 높게 비난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보다 낮은 강도로는 개탄(deplore) 혹은 우려(concern) 등이 쓰인다. 규탄이라는 표현을 쓸 것을 주장하는 우리의 요구에 중국이 반발했지만, 의장성명에는 결국 이 단어가 포함됐다.

'공격(attack)'이라는 단어도 쟁점이 됐다. '사건(incidence)'이라는 중립적인 단어보다 강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의장성명에는 '공격'과 '사건'이 번갈아 들어가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나이지리아의 조이 오구 대사가 9일 유엔 안보리에서 천안함 격침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읽고 있다. /신화통신 뉴시스
의장성명은 북한의 주장을 반영하면서 '유의한다(take note)'는 표현을 썼다. 이는 중립적인 표현이다. 안보리가 북한의 주장을 들었다는 의미다. 북한이 안보리에서 입장 설명을 했기 때문에 중립을 표방하는 안보리가 이 조항을 넣는 것은 불가피했다고 외교 협상 실무자들은 보고 있다. 만약 상대방의 주장을 좀 더 무게 있게 받아들인다면 '심각한 우려(with serious concern)' 등의 수식어를 '유의한다'는 표현 앞에 붙일 수 있다.

이번 의장성명의 최대 쟁점은 북한을 얼마나 직접적인 규탄 대상으로 언급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를 관철하려는 우리 측과 이에 반대하는 중국 측은 협상 내내 첨예하게 부딪혔다.

G8의 성명과 마찬가지로 이번 안보리 성명도 한 문장이 아니라 '인명손실 공격 개탄'→'사건 책임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 촉구'→'북한에 책임이 있다는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인용'→'천안함 침몰 초래한 공격 규탄' 등의 맥락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을 비난하고 있다. 다만 G8 성명에는 '북한에 대한민국에 대한 어떤 공격이나 적대적인 위협도 삼갈 것을 요구한다'는 표현이 들어 있다. 반면 안보리 성명에는 이처럼 한 문장 안에 북한에 대한 요구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대목이 없다. 안보리 성명이 G8성명보다 약하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형식으로 보면 안보리 성명은 11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보통 5~6개 정도인 다른 안보리 성명에 비해 긴 편이다. 하지만 최종 의장성명은 이렇게 항목을 구분하는 숫자들이 빠지고 하나의 성명으로 발표된다. 항목 구분은 협상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