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확대회담, 만찬직전 독대..150분 마라톤 논의
李대통령 “성공적 회의 평가”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들고 중국 설득에 나섰다.
이날 방한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단독 회담 자리에서다. 이 대통령은 선명한 색채로 코팅된 3페이지짜리 자료를 원 총리에게 보이며 천안함 침몰 조사 결과를 조목조목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이틀 전 민.군 합동조사단의 결과보고서와는 별도로 중국어로 축약된 자료를 특별 제작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중국의 협조에 대한 절실함이 배어난 것이다. 천안함 침몰의 배후가 밝혀진 뒤 처음 열리는 양국간 정상급 회담이어서 더욱 설명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정부가 구상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제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신중론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북한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이번만큼은 중국이 북한이 잘못을 인정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은) 북한이 (어뢰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카탈로그와 모형, 그리고 이번에 발견된 어뢰 스크루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설명했다”며 “이 같은 설명 과정에서 대통령이 할 말을 충분히 다 했다”고 소개했다.
또 여러 곳에서 강한 어조로 북한 소행임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쓰고 있던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면서 이 대통령이 제시한 자료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설명을 집중해서 경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긍의 의미로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30분으로 예정됐던 단독 회담은 100분가량으로 길어졌다. 여기에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류우익 주중대사,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단독 회담이 끝나고 이 대통령과 원 총리 모두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나와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논의에 진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단독회담 종료 후 곧바로 이어진 확대회담은 당초 예정인 45분에서 조금 단축된 30분 정도 진행됐으며 경제분야 협력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시 이어졌다.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만찬 직전 배석자를 모두 물리치고 예정에 없던 독대를 20여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만 모두 150분가량 회담을 한 것으로, 이 대통령은 중국 측을 설득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진 만찬에서는 양국간 우호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수교 18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는 짧은 시간 안에 급속한 관계 발전과 함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며 “오늘 예정된 시간보다 길게 정상회의를 하면서 서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양국 관계에 있어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오늘 정상회의는 성공적인 회의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원 총리도 “회담은 우호적이고 솔직한 분위기 속에서 심도 있게 진행됐다”면서 “양국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더 좋고 빠르게 발전해 양국과 국민에게 더 많은 복지, 평화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