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동맹 다지기'
26일 방한한 클린턴(Clinton) 미 국무장관은 이날 낮 12시 10분 전용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오후 4시 한국을 떠났다. 한국 체류 시간이 4시간 정도인 '초미니 방한' 일정이었다. 클린턴 장관은 이 시간에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40분간 오찬을 겸한 회담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의 50분간에 걸친 면담, 외교장관 내외신 공동 기자회견 등 숨 가쁜 일정을 이어가며 천안함 사태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조율된 입장까지 내놓았다.클린턴 장관의 방한 일정은 그가 지난 21일 방문한 일본 체류 일정과 비슷하다. 그는 일본에서 당시 4시간 동안 머물며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20분,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과 1시간 정도 회담하고 미·중 전략경제대화차 중국으로 향했다. 클린턴 장관이 중국에서 5일간 머문 데 비해 지나치게 짧은 일정이어서 일본 언론에선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양국 사이의 냉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클린턴 장관의 '4시간 방한'도 이런 일본 내 여론을 고려해 방일 일정과 비슷한 수준에서 균형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외교 당국자는 그러나 "클린턴 장관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와 대응조치에 명확한 지지 입장을 밝힌 이번 방한은 천안함 사태 이후 한미 간의 확고한 공조를 보여준 '짧지만 굵직한' 외교 이벤트였다"고 평가했다. 애초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위한 아시아 방문 계획에 급박하게 방한 일정을 추가한 것이어서 짧은 체류시간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5일 밤 한국에 들어와 외교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실무 협의를 충분히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날 클린턴 장관 경호는 청와대 경호처가 근접 경호를 맡고 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이 열린 외교부 청사 경비에 경찰 3개 중대 등 420여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