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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북제재 시작됐다]北특권층 돈줄 차단…‘도발 대가’ 年 3억달러 타격 예상 ( 동아닷컴)
글쓴이 신석호기자 등록일 2010-05-25
출처 동아닷컴 조회수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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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시작됐다]北특권층 돈줄 차단…

 

 ‘도발 대가’ 年 3억달러 타격 예상

 

 



통일-외교-국방장관 대응조치 발표 현인택 통일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태영 국방부 장관(왼쪽부터)이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3개 부처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응조치를 밝히고 있다. 김재명 기자
《정부는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를 차단하고 이를 통해 북한 특권층에 흘러들어가는 돈줄을 죄겠다는 뜻을 명백히 했다. 남한 단독의 대북 경제봉쇄에 들어간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도발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줘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한편 남북관계를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 남북관계 단절 5대 조치 뜯어 보니

①北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통일부는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 남북 해사(海事)통신망을 통해 북측에 “앞으로 남한 영해의 항로를 이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북한 선박들은 2005년 8월 남북해운합의서가 발효된 이후 올해 4월까지 편도 기준으로 모두 2066회(제주해협 통과 853회 포함)에 걸쳐 남측 항로를 이용했다. 정부 당국자는 “정부가 합의 자체를 파기한 것은 아니며 합의서에 따른 통행금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조치를 합의서 파기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며 남측이 이용하던 북측 영해 항로를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②남북교역 중단

정부의 교역중단 조치에는 일반교역(무역)을 위한 반입과 반출의 금지, 위탁가공(원자재를 북한에 수출해 현지에서 완성품을 만든 뒤 남한이 다시 수입하는 방식)을 위한 원·부자재의 반출 금지, 북한산 물품 수입을 위한 대북 송금 금지 등이 포함된다.

2000년 이후 남측의 반입(수입)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주요 반입 품목은 조개류, 건조 수산물, 새우, 아연괴, 무연탄 등 수산물과 광산물이다. 지난해의 경우 개성공단 생산품을 포함한 반입 총액이 9억3425만 달러에 달했다.





③국민의 방북 불허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를 제외한 북한지역에 국민의 방북이 불허된다. 또 중국 등 제3국에서 북한 주민을 만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로 북측 주민을 만나야 할 이유 자체가 줄어들었다”며 “제3국에서의 접촉도 기존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경우 등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상주인원도 현재의 50∼60% 수준인 500∼600명으로 축소키로 했다. 1989년 이후 지난해까지 금강산 관광객을 제외한 국민 73만4565명이 북한을 방문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제3국에서의 접촉은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④대북 신규 투자 불허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포함해 북한지역에 투자를 하는 모든 경제협력 사업의 신규 투자를 불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투자사업은 물론이고 기존 사업의 변경도 금지된다. 투자를 위한 물품의 반출 및 대북 송금도 할 수 없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1개로 2004년 이후 올해 3월까지 누적 생산액은 8억5000만 달러 정도다. 개성공단 이외의 대북투자 사업은 55건으로 평양(25개), 개성(9개), 금강산(7개) 등이지만 이 중 10개 사업만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⑤대북 지원사업 원칙적 보류

정부와 민간 차원의 사회문화 교류와 인도적 지원사업도 원칙적으로 보류할 방침이다. 2000년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정부 차원에서 2조759억 원(쌀과 비료 지원 포함), 민간 차원에서 7681억 원이 각각 북한에 지원됐다. 올해는 4월 말까지 정부가 13억 원, 민간이 114억 원을 지원했다. 정부는 영·유아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순수한 인도적 지원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허용 기준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사안별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북한 경제적 타격 얼마나 될까

통일연구원은 일반 교역과 위탁가공 중단, 북한 선박의 한국 영해 이용 금지에 따른 것만 합해도 북한이 잃게 될 연간 현금 손실액이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2억5262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구체적인 북한의 외화 수입 감소액으로 △일반교역 중단에 따른 수출 대가 2억1087만 달러 △임가공 중단에 따른 북한 근로자 노임 감소 등 3175만 달러 △북한 선박의 남측 영해 우회 비용 100만 달러와 남북교역물품 수송료 900만 달러 등을 꼽았다.

정부 당국자는 “정부와 민간 차원의 각종 지원과 사업비 지급 중단, 신규 투자 감소까지 합하면 북한의 연간 달러 수입 손실액이 3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이상의 직접피해와 함께 외화 수입 중단에 따른 대외무역 위축과 수입 감소, 근로자 고용 감소 등 간접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북한이 주요 수출처를 바꾸고 새로운 투자자를 찾으려 할 것이지만 천안함 사건으로 대외적 이미지가 나빠져 남한을 대체할 교역 상대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남측이 입는 경제적 손실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한 당국자는 “선금을 주고 물건을 못 받은 경우는 많지 않고 일부 위탁가공업체들이 원·부자재를 미리 올려놓고 완성품을 못 가져온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직접적인 손실과 장래 기대했던 영업손실 등에 대해서는 정부 유관 부처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남북 해운합의?
상대측 선박 항해 보장… 2005년 발효

남북한 당국이 ‘남북 교역물자의 안정적 수송과 해운항만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해 2002년 11월부터 2004년 6월까지 긴 협상 끝에 합의해 2005년 8월 발효시켰다. 남북이 쌍방의 해상항로를 민족 내부 항로로 인정해 상대편 선박의 항해를 보장해 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남북은 자기편 해역에서 상대편 선박에 충돌 좌초 전복 등의 해양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필요한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선원과 여객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남북은 항만시설을 개선하고 해상 기상정보 등 선박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합의서에 따라 남포를 떠난 북측 9000t급 화물선 ‘대동강호’가 2005년 8월 15일 처음으로 제주해협을 통과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