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9시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뜬금없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방문’ 건이 논의됐다. 이는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의 경기지사 단일후보인 유시민 후보 측의 일정 담당자가 15일 오후 전화로 제안해 온 것이었다.
송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유 후보 측 일정 담당자는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일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려 하는데 송 후보가 함께 갔으면 좋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도 들렀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왔다. 박 전 대통령의 묘역은 김 전 대통령의 묘역 바로 옆에 있다.
송 후보 선대위 멤버 20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참석자 대다수는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 계승과 민주개혁세력을 표방하는 정당이며 당의 정체성 차원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묘역 방문은 적절치 않다”고 반대했다. 결국 송 후보 측은 유 후보 측에 거절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 후보 선대위 김희숙 대변인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후보는 20일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송 후보 측에 박 전 대통령 묘역 방문을 제안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첫 선거운동 일정으로 비무장지대(DMZ) 방문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유 후보는 경기지사 후보인 만큼 첫 선거운동 일정을 경기도에서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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