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충고
"뼈를 깎는 기업 구조조정… 신용카드 장려해 탈세방지"
미국의 경제 전문 통신인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Pes ek)이 10일 1400억달러(약 160조원)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그리스에 "한국의 외환위기 극복 사례를 배우라"고 충고했다.페섹은 이날 '유교 사상에 반하는 그리스의 고통 없는 구제금융'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외환위기 때 한국은 현대사에서 전례가 없는 '금 모으기' 같은 풀뿌리 캠페인의 결과로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빠르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그리스는 한국처럼 '허리띠 졸라매기(tighten-your-belt)' 캠페인을 벌여야 지금의 악몽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페섹은 "그리스 부채 문제가 구제금융 만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는 무리"라고 지적하고, "과도한 부채와 이로 인한 경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그리스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며,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한국처럼)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섹은 "한국은 IMF(국제통화기금)에서 57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직후 곧바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 부실기업과 여러 개의 은행이 파산했지만, 많은 관찰자들은 한국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오히려 좋아졌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 산업 구조와 정부 역할을 개혁하는 이 같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자영업자와 고소득 전문가 등의 소득 파악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해서 탈세자들을 공격했듯이 그리스는 좀 더 적극적인 세금 징수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페섹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이 과거 외환위기 당시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조건보다 덜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IMF가 유럽에 무난한 구제금융 조건을 제시한 게 당사자들에게 좋지만은 않은 일"이라며 "IMF가 (그리스 등) 유럽 최악의 채무국들을 위한 현금인출기 역할을 한다면 IMF의 신뢰를 높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