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보도자료

제목 [김동길 교수]"주적 명시하면 전쟁이라고?" (KONAS)
글쓴이 김동길 등록일 2010-05-10
출처 KONAS 조회수 1380

다음은 KONAS  http://www.konas.net  에 있는 기사입니다.

 

--------------------------------------------------------------------------------------

 

"주적 명시하면 전쟁이라고?"

 

도둑이 몽둥이를 들고 덤비는 격

 


 

  천안함의 참사가 남북관계의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은 사실입니다. 이미 대한민국의 정보 당국이 태도를 분명히 취한 바가 있습니다. “지난 3·26 참변은 북의 소행일 뿐 아니라 인민공화국의 어느 부서가 주도했는지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북의 정찰총국이 한 짓이라는 ‘결정적 정황 증거’도 우리가 확보하고 있다.” 우리 정보 당국의 결론은 확고부동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장 또한 분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4일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을 주적으로 국방백서에 밝히는 방안을 거론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대한민국의 ‘주적’이 되는 것만은 면하고 싶은 것이 김정일과 그의 졸도들의 솔직한 심정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렇기로니, ‘주적’으로 낙인이 찍힐 가능이 높아진 이 현실에 대해 그토록 격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그 자체가, 북은 이미 자생력이 소멸된 허약한 정치집단임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북의 매체는 일제히 이성을 잃고, ‘주적론’ 부활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막말로 욕설을 퍼부으며 실신한 환자처럼 입에 거품을 물고 덤벼듭니다.

 

“우리를 주적이라고 명시하기만 해라. 그것은 곧 전쟁이다. 빈말 하는 것 아니야.” “이것은 용납 못할 역적 행위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냐.” 등등, 미친개가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짖어댑니다. ‘적반하장’이라는 옛글도 있습니다. 도둑이 몽둥이를 들고 덤비는 격이 아닙니까. 미친개를 잡아서 땀을 내는 새로운 수법이 강구돼야 할 우리 역사의 중대한 고비에 다달았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