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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김정일 방중 결산] 원자바오 "中 개혁·개방소개하고 싶다" 직설적 언급( 조선닷컴 )
글쓴이 최유식특파원 등록일 2010-05-10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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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

[김정일 방중 결산] 원자바오 "中 개혁·개방
 

소개하고 싶다" 직설적 언급

 

  • 입력 : 2010.05.08 02:58

 

'北 일방·돌출행동' 꼬집었나… 예전과 다른 중국의 화법
후진타오 '작심 발언'… "5개항 건의를 하고 싶다" 내정간섭 禁忌 깬 내용도
'北의 상의없는 핵실험' 등 몇년 쌓인 불만 표출인 듯
인사를 나눌 때 말고는 김정일 시종 '딱딱한 표정'

지난 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얼굴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후 주석과 악수와 포옹을 나눌 때 짧은 순간 웃음을 보였지만 곧바로 딱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눈을 내리깔고 메모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마주 앉은 후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시종 웃음 띤 얼굴과 두드러지게 비교가 됐다. 중국중앙TV(CCTV)가 김 위원장의 방중 행적을 보도한 10여분간의 화면에서도 그는 중국 측 인사들과 악수를 나눌 때만 잠시 웃었을 뿐, 특유의 환한 웃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국은 이번 방중에서 후 주석을 포함한 최고지도부(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9명 전원이 역할을 분담해 양자 회담과 산업시찰 동행, 영접과 환송 등의 자리에 차례로 등장할 정도로 김 위원장을 환대했다. 그러나 이런 환대와는 별도로 회담에서는 전례 없이 '뼈'있는 말로 김 위원장을 압박했다.

김정일의 여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지난 6일 회동에 배석한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왼쪽사진 오른쪽),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뒤편에 단 발머리의 여인(왼쪽사진 점선 안)이 앉아 있다. 중국 CCTV가 7일 내보낸 뉴스 화면에 잡힌 이 여성은 지난 5일 후진타오 주석이 주최한 김정일 환영 만찬과 6일 오전 김정일의 중관춘 생명과학원 방문 때도 모습을 보였으며, 김정일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오른쪽 사진)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김옥은 2004년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고영희 사망을 전후해 김정일의 부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은 김정일의 2006년 1월 방중 때는 국방위 과장 자격으로 공식 수행해 당시 연회에서 후 주석 등과 직접 인사를 나누기도 했었다. /연합뉴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7일 보도한 김 위원장과 후 주석 간 정상회담 대화 내용은 올해로 수교 61년을 맞은 양국 관계에 대한 후 주석의 화려한 수사와 덕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덕담이 끝나자마자 "5개항의 건의를 하고 싶다"며 후 주석이 마음에 담아뒀던 말을 꺼냈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 항목인 '전략적인 의사소통'을 강화하자는 내용은 눈에 띈다. 후 주석은 "양국은 수시로 혹은 정기적으로 양국 내정·외교에서의 중대문제와 국제·지역 정세, 당·국가 통치 경험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소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4년 전인 2006년 1월 김 위원장을 맞았고, 김 위원장은 중국 남방의 경제 거점 도시인 광저우·선전·주하이·샤먼 등을 돌며 중국 지도부에 경제 개혁의 의지를 과시했다. 그리고 불과 9개월 뒤인 그해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당시 북한은 불과 몇십분 전에 핵실험 사실을 통보해 중국 지도부가 분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차 핵실험과 화폐 개혁, 올해 천안함 사건 등 자칫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혼돈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건이 잇달아 벌어질 때도 중국은 북한 내부 정보를 파악하는 데서 미국이나 한국보다 오히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동맹외교를 표방하며 내정 간섭을 금기시해온 중국이 금기를 깨고 "북한 내정과 외교상의 중대한 문제를 알려달라"고 언급한 데는 이런 저간의 사정이 있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은 "후 주석의 이 발언은 과거 같으면 내정간섭으로 양국 간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6일 원자바오 총리도 김 위원장과 가진 회담에서 '충고'에 가까운 말을 했다. "이전과 다름 없이 중국은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 개선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을 꺼낸 그는 김 위원장에게 "중국의 개혁·개방 건설의 경험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소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북한에 개혁·개방을 권유한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양국 지도부 회담에서 '개방'이라는 말을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거론할 때에도 북한을 겨냥할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런 관행을 깨고 원 총리가 개혁·개방을 정면으로 언급한 것이다.

원 총리의 뒤이은 발언도 이번 방문에서 "중국 기업의 북한 투자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김 위원장을 머쓱하게 할 만한 내용이었다. 그는 "양국 합작이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변경 지역 기초시설 건설의 속도를 높여 나가자" "새로운 협력 분야와 협력 방식에 대해 연구 토론하자"고 말했다. '당장 투자를 해달라'는 북의 요청에 대해 '인프라와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이 같은 북중 양국 간 대화 내용을 여과 없이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내보낸 것도 중국이 과거와 달라진 행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2000년 이후 김 위원장의 4차례 방문 때마다 정상회담 결과를 신화통신 보도문 형태로 내보내고 있다. 이번에도 2600자 정도로 된 보도문을 발표했다.

"북한 붕괴 대비해 한국은 경제 체질 강화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