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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천안함’ 1개월] 북한이 천안함 공격했다면 누가 지휘? 정찰총국 김영철 유력… (조선닷컴)
글쓴이 이범진차장대우 등록일 2010-05-07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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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개월] 북한이 천안함 공격했다면


누가 지휘?    정찰총국 김영철 유력…


4군단 김격식도 주목

 

  • 입력 : 2010.04.30 11:35 / 수정 : 2010.04.30 11:35
정찰총국장 김영철. 그는 2007년 제7차 남북정상급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다. / photo 사진공동취재단

“정찰총국 보유한 유고급 잠수정으로 공격”
“4군단이 김정일 명령 받고 공격” 관측 갈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지난 3월 26일 침몰한 천안함 공격 배후로 북한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이 공격했다면 북한 내 어느 조직이 만행을 저질렀을까. 현재 제기되고 있는 관측은 국방위원회 산하의 정찰총국이 했을 가능성과 북한 총참모부 산하의 4군단이 했을 가능성의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이 중 정찰총국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찰총국은 대남공작과 해외공작을 총괄하는 국방위원회 조직이며 책임자는 김영철 상장(66·우리의 중장)이다. 4군단은 서해5도를 바라보고 있는 북한의 황해도 지역에 주둔하고 있으며, 김격식(70) 군단장이 이끌고 있다.

김영철의 직속상관은 오극렬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양강도(함경북도와 함경남도 사이, 개마고원 일대)에서 태어나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과 2007년 남북장성급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다. 2008년 11월엔 국방위원회 정책실장 자격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해 우리 기업에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협박했던 강경파다.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직속 상관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오극렬이다. 오극렬(80)은 국방위원장인 김정일의 최측근으로 정찰총국 업무는 김영철·오극렬을 거쳐 김정일에게 직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극렬은 공군사령관 출신으로 1985년 인민군 대장을 지냈다. 1989년부터 2009년까지 20년간 노동당 작전부장을 지낸 대남 공작 전문가로, 잠수정과 행글라이더를 이용한 침투 방법도 그가 고안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공격의 배후로 정찰총국이 주목되고 있는 이유는 이 조직이 유고급 잠수정(80t)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북한은 로미오급(1800t)과 상어급(300t) 잠수함, 그리고 침투용 반잠수정(5~10t)도 갖고 있다. 유고급은 옛 동부유럽 국가 유고슬라비아가 설계한 잠수정을 토대로 만들었다. 로미오급은 러시아 잠수함 로미오를 토대로 만든 것이고, 상어급은 모양이 상어와 유사해 이름이 붙었다.

천안함 침몰 당시 TNT 180㎏에 달하는 충격파가 있었다(지질자원연구원)는 점에서 경어뢰(구경 320~400㎜, 길이 2.5~3.5m, 무게 200~400㎏)가 아닌 중어뢰(구경 480~550㎜, 길이 3.4~6.1m, 무게 1000~2000㎏)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로미오급은 길이가 76.8m로 규모가 너무 커서 수심이 낮은(평균 40~50m) 서해에서 활동하기가 수월치 않다. 반잠수정은 규모가 너무 작아 크고 무거운 중어뢰를 장착할 수 없다. 게다가 사고 당시 파고는 2.5~3m였으며 풍속은 20노트였다. 국방부는 “사고 해역의 파고와 풍속을 고려했을 때 반잠수정 운항이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남은 가능성은 상어급 잠수함과 유고급 잠수정이다. 당국은 이 중 유고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어급은 레이더를 피해 다니기가 쉽지 않은 데다, 백령도 해상의 수심을 감안하면 작전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유고급 잠수정을 갖고 있는 곳이 정찰총국이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안보정책실 선임연구관은 “유고급 잠수정은 북한 해군이 아닌 국방위 정찰총국이 대남침투 및 공격용으로 여러 척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 4월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활동 중인 북한 관계자가 ‘천안함 사건은 정찰총국 김영철의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4월 19일 현직 북한 고위 장교와의 통화 내역을 공개하며 “(황해도) 비파곶에서 출발한 북한 특수부대원 13명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며 “김영철 정찰총국장과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부부장이 수시로 작전을 짜기 위해 평양과 (비파곶 해군기지가 있는) 남포를 몇 번씩 왔다갔다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98년 6월 동해안 양양에서 꽁치 그물에 걸려 좌초된 북한의 유고급 잠수정은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강화플라스틱(FRP)으로 외부 도장을 했고, 음향탐지기를 피하기 위해 특수 소음 감소팬을 장착한 하이 스크루 프로펠러(HSP)를 갖추고 있었다. 어뢰관 2문과 기뢰 부설장치도 갖추고 있었다. 이 잠수정은 길이 20m, 폭 3.1m, 높이 4.6m, 항속거리 140~150㎞로 구경 406㎜ 어뢰 2기를 장착했으며 승무원 4명과 특수요원 6~7명이 탑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판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총 70여척의 잠수함과 잠수정을 갖고 있다. 북한은 서해함대사령부가 있는 황해도 남포조선소에 상어급 2척, 황해도 비파곶에 로미오급 잠수함 4척, 상어급 4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의주 인근 용암포조선소에 유고급 잠수정 2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령도에서 동쪽으로 50~60㎞ 떨어져 있는 사곶 8전대 기지와 해주 해군기지에도 잠수함(정)이 정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동해함대사령부가 있는 함경남도 낙원, 원산, 청진조선소, 마양도(함경남도 신포 앞바다), 차호해군기지, 최북단 나진조선소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군단장 김격식. 2007년 4월 25일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 photo 조선중앙TV
김격식, 김정일과 격식 없는 사이

천안함을 공격한 또다른 조직으로 거론되는 북한군 4군단의 김격식은 ‘김정일과 격식 없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2007년 4월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대장) 자리에 오른 김격식은 전형적인 야전통이다. 그는 총참모장에 오른 지 2년 뒤인 2009년 2월 돌연 하위 보직인 4군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장이 상장(중장) 보직을 맡은 것이다. 1992년 북한 2군단장을 맡았던 그는 1983년 버마 아웅산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당·정·군의 핵심간부가 모인 자리에서 공공연하게 ‘나와 격식이 없는 사이’라고 했던 김격식이 4군단장에 임명되자 배경을 놓고 추측이 무성했다. 북한군은 동→서쪽으로 기계화부대인 1, 5, 2, 4군단을 배치하고 있다. 4군단은 가장 서쪽을 맡고 있는 최전방 부대. 이 일대는 휴전선 남쪽 경기도, 인천,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직접 마주하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서해 NLL(북방한계선) 지역에서 남북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한 함정을 지원하는 것과 함께, 유사시엔 서해 5도를 점령한 뒤 서울을 우회해 한반도 후방을 공략하는 게 이 부대의 임무다.

김격식의 4군단장 임명은 북한이 서해상의 남북 군사 충돌에 대비, 유사시 사곶에 기지를 둔 북한 해군8전대를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랐다. 북한에서 군부 인사는 김정일의 신임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직급이나 직책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강등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었다. 일부 언론은 당시 “김정일이 서해5도와 NLL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4군단으로 김격식을 보내면서 ‘잘하고 돌아오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 김격식과 천안함을 연결짓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임 후 해안포 사격훈련 2배 늘어

김격식은 군단장에 취임한 달인 2009년 2월 24일, 서해 NLL 부근에서 해안포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서해의 긴장은 이후 높아졌다. 김격식의 움직임은 그뒤 더욱 빨라졌다. 2009년 5월 27일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가 “서해5도에서 남측 함정과 선박의 안전 항해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 발표한 뒤, 평소보다 갑절이나 많은 탄약과 전시용 기름을 공급받으며 훈련 횟수를 대폭 늘린 사실이 감지됐다. 4군단엔 사정거리 95㎞인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 스틱스 미사일, 100㎜ 해안포가 갖춰져 있다. 4군단이 보유한 해안포는 김격식 부임 이후 대부분 갱도 밖으로 노출됐으며, 사격 횟수와 전투기 훈련 횟수는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천안함이 사고를 당한 것은 김격식이 4군단 사령부가 있는 황해도 해주로 자리를 옮긴 지 약 13개월 만인 지난 3월 26일이다. 이를 놓고 일부 전문가는 북한 해군의 보복 심리를 지적했다. “1996년 6월 연평해전에서 완패한 북한은 2002년 우리 해군의 참수리 357정을 기습 공격해 격침시킨 적이 있으며, 2009년 11월 10일 대청해전에서 패한 뒤 정규전으로는 불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비정규전 방식의 타격전술을 개발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지난 4월 19일 북한 장교와의 통화 내용을 인용해 “(북한군이) 백령도 인근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과 북한어선 사이에 끼어들어 (어선으로) 위장하는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격식은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을 지휘했던 김대식 당시 북한군 정찰국장의 사촌형이다.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이란 북한 무장 공작원들이 잠수정을 타고 침투를 시도하다 어이없게도 잠수정이 고장으로 좌초, 공작원들이 승무원을 전원 사살하고 도망치다가 1명 생포, 1명 실종, 나머지 전원 사살된 사건이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98회 생일이던 지난 태양절(4월 15일)을 맞아 대대적인 군 장성 인사를 실시했다. 이때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부부장과 정명도 해군사령관이 대장으로 승진했다. 우동측 수석부부장은 상장으로 승진한 지 불과 1년 만에 대장으로 승진했다. 정명도 해군사령관은 지난해 대청해전에서 크게 패했는데도 이번에 승진을 했다. “그가 대청해전 패배를 벌충하고도 남을 만한 전공을 세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은 그래서다. 패배한 사령관을 승진시킨다는 것이 북한 상황에선 이례적이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북한 장교와의 통화를 인용해 “김정일이 ‘어떻게 하든 꼭 복수를 하라’며 친히 남포 서해함대사령부를 방문해 보복 명령을 내렸다”며 “정명도 해군사령관은 (천안함 관련) 작전이 끝날 때까지 남포에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역할설에 대해서는 엇갈린 시각

천안함 사건과 관련, 또 한 가지 포인트는 ‘만약 북한이 공격했다면 김정은이 어떤 역할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일각에선  “김정은의 성격이 김정일보다 더 거칠고 대담하다”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갈수록 더 의존하고 있으며 천안함 사건도 김정은이 주도했다”는 말이 나돈다. “오극렬을 통해 김정일에게 직보되는 정보가 김정은을 거쳐 전달된다”는 관측도 있다.
1996년 침투를 시도하다 적발된 북한 유고급 잠수정. / photo 조선일보사
이와 관련해 국방장관 출신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은 4월 15일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김정일의 승인하에 북한 군부가 (천안함 사건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4월 20일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이 천안함 작전을 주도했고, 성공하자 김정일이 김정은을 치켜세우며 칭찬했다고 북한 고위 장교가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견도 적지 않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4월 7일 “천안함 침몰 사건과 김정은 후계 구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첩보가 없다”고 밝혔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안보정책실 선임연구관 역시 “김정은이 (천안함과 관련해) 역할을 했다는 아무런 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유 선임연구관은 “북한의 통치구조상 후계 작업은 최고통수권자인 김정일이 찍으면 되는 것이지, 업적을 쌓아 단계적으로 인정받고 올라가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의 경우엔 1972년 제5차 조선노동당대회 때 비공개적으로 당 후계자로 지목된 뒤, 1980년 제6차 조선노동당대회에서 후계자로 공식 지목됐다”며 “김일성은 김정일에게 권력을 이양하기 위해 전국에 김정일 연구실과 김정일 학습실을 세워 대대적으로 우상화 작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관영매체에 노출된 바도 없을 뿐더러, 북한에서 그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이 권력을 이양받을 땐 당·정·군에 관한 권력을 모두 다 넘겨받은 뒤, 최종적으로 넘겨받은 것이 대남공작에 관한 권한이었다”며 “김정은이 천안함과 관련해 역할을 했다면 대남공작에 관한 권력을 넘겨받았다는 이야기인데, 아직까지 당·정·군에 관한 권력을 넘겨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남공작에 관한 권한을 먼저 넘겨받았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북한 잠수함기지 10곳 위성 사진

photo 구글어스
잠수정과 경비함, 프리깃함이 정박해 있는 북한 해군기지 10곳이 위성으로 확인됐다. 주간조선은 구글어스를 검색, 북한군 서해함대사령부가 있는 황해도 남포, 천안함을 공격한 잠수함 기지로 추정되는 비파곶, 사곶의 8전대 기지, 초도 잠수함 기지, 해주 해군기지, 동해함대사령부가 있는 함경남도 낙원, 차호, 문천, 마양도(함경남도 신포 앞바다) 잠수함기지와 함경북도 나진 기지 등 10곳의 북한 해군기지  사진을 입수했다. 일부 언론에서 구글어스를 활용해 북한 해군기지 4곳의 위성사진을 보도한 바 있지만, 주요 해군기지 10곳의 위성사진이 동시에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해군기지는 대부분 요새화돼 있다. 300t 미만의 고속정과 잠수함이 주력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지하에 건설된 기지로 ‘은닉’이 가능하다. 북한 서해 해군력의 주력을 이루는 비파곶, 초도, 해주, 사곶 기지엔 로미오급(1800t)과 상어급(300t) 잠수정이 정박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해의 나진, 차호, 마양도, 낙원 해군기지에도 중형 경비함과 잠수함이 정박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보기관에선 “중형 잠수정이 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했으며, 이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정찰총국”이란 점을 들어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천안함 공격을 지휘했을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 이범진 차장대우 bomb@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