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쁨을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고맙습니다"
대한민국의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8000m급 고봉(高峰)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오은선은 27일 오후 6시 16분(이하 한국시간) 안나푸르나(해발 8091m) 정상에 태극기를 꽂았다. 이로서 오은선은 해발 8000m 이상 '히말라야 14좌'에 모두 오른 세계 최초의 여성이 됐다. 지난 1997년 갸셔브롬 2봉(8035m) 등정 이후 13년만에 이룬 쾌거다. 이중 12개봉은 무산소 등정이다.
오은선은 이날 오전 1시 40분 라이벌이었던 고(故) 고미영 대장의 사진을 가슴에 품고서 캠프 4(해발 7200m)를 출발했다. 고미영은 지난해 7월 낭가파르바트(8126m)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하다가 추락해, 결국 사망했다.
이날 오은선은 정상에 오르기까지 13시간 넘게 음식물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채 물 몇 모금에 의지하면서 발을 내딛었다. 오전 6시 이후 눈사태 위험 구간을 통과하면서 몇 차례 위태로운 상황도 연출됐다. 눈사태 탓에 일부 대원들은 헬기로 철수를 했지만, 오은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상을 향했다.
오후 6시 16분, 드디어 정상에 오른 오은선은 태극기를 들고 두 손을 흔들었다. 오은선은 "이 기쁨을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등정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엄마, 아빠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고도 했다.
지구상에서 해발 8000m가 넘는 산은 에베레스트(8848m), K2(8611m), 캉첸중가(8603m) 등 모두 14곳으로, 모두 히말라야 산맥에 있다. 지금까지 해발 8000m가 넘는 14좌를 완등한 19명은 모두 남성 산악인이었다. 우리나라 산악인으로는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등 3명이 포함돼 있다.
오은선 대장은 안나푸르나 등정에 성공하면서 세계 최초로 14좌를 완등한 여성이라는 영예를 얻게 됐다. 오은선의 강력한 경쟁자인 에두르네 파사반(스페인)은 마지막 시샤팡마 정상을 눈 앞에 둔 상태였으나, 결국 '세계 최초'를 오은선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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