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방위가 직접 통제
북한에서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이 남북관계 전면에 급부상하고 있다. 황장엽(87) 전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남파된 북한 간첩 2명이 정찰총국 소속으로 알려졌고, 천안함 사건 초기부터 "북한 소행이라면 정찰총국이 연루됐을 것"(안보부서 당국자)이란 의심을 받았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중인 북(北) 관계자가 "천안함 사건은 정찰총국, 김영철의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제7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열린 2007년 2월 12일 당시 북측 수석대표였던 김영철 중장(한국군 소장에 해당)이 대표단을 이끌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오고 있다. 북한은 작년 2월 대남 공작기구인 노동당 작전부, 35호실, 인민무력부 정찰국을 통폐합한 정찰총국을 출범시키면서 김영철을 상장(한국군 중장에 해당)으로 진급시키고 총국장직을 맡겼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제는 오극렬·김영철 군부 라인이 이끄는 정찰총국의 대남 공작이 "갈수록 전투화할 것"(유동렬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이란 전망이다. 지난 60년간 북한의 대남 공작은 노동당이 주도했다. 작전부 외에 35호실(대외정보조사부)은 KAL기 폭파 등 해외 테러 및 요인 납치를 담당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김정일이 어느 정도 회복한 2008년 하반기 북한 내부에선 '당이 60년 동안 대남 공작을 했지만 달성한 게 뭐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한다. 그 결과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이 당 작전부와 35호실을 흡수하는 모양새로 정찰총국을 만들었다. 군부가 대남 공작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안보부서 관계자는 "지난 1968년 군부 강경파인 김창봉 민족보위상(국방장관) 등이 대남 공작을 주도할 때 '대형 사건'이 많았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1968년에는 1월 21일 청와대 습격 사건, 1월 23일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10월 울진·삼척 무장공비 사건이 잇달아 터졌다. 1968년과 2010년의 유사점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 북한 후계구도가 불확실한 상태이고 1968년 김정일 나이는 26세,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의 올해 나이는 27세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1968년처럼 후계 세습 과정에서 '군사 모험주의'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소식통은 "김정은은 현재 국방위에서 후계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오극렬과 김영철(국방위 정책국장 출신) 모두 국방위의 핵심 인사들인 만큼 김정은 후계와 관련한 대남 도발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