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하다 드러난 절단면 軍·전문가 분석
최종 확인 위해서는 절단면 밑바닥 확인해야… 외부충격이라면 바닥철판 위쪽으로 향해
군 당국은 13일 침몰한 천안함 함미(艦尾) 절단면에 대한 부분적인 조사 결과, 절단면 인근 갑판 철판뿐 아니라 함정 내의 복도 철판 등이 대부분 위쪽으로 휘어져 있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미의 선상 부분이 위쪽으로 휘어졌다는 증언은 몇 차례 있었으나 선내 부분도 같은 방향으로 휘어진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연돌(함정 연기를 배출하는 곳) 등이 없어진 천안함 중(中)갑판의 경우 철판(11.6㎜)이 위쪽으로 휘어진 채 벌어져 있고, 갑판 아래 원상사 식당 또는 기관 조종실의 바닥이 갑판 인근 위쪽까지 밀려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미 갑판 아래의 복도 철판들도 위쪽으로 휘어져 있어 함정 아래에서 위쪽으로 큰 충격이 있었음을 보여줬다. 또 천안함 함미는 함정 왼쪽이 36m, 오른쪽이 30m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사선(斜線) 형태로 절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 ▲ MBC는 13일 천안함 함미 부분 절단면 사진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그동안 보도된 천안함보다 조금 더 수면 위로 올라온 장면이다. / MBC촬영
그러나 내부폭발인지 외부충격인지 최종적으로 파악하려면 함정 절단면 밑바닥의 철판이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내부폭발이면 바닥 철판이 바깥쪽(아래쪽)으로, 외부충격이면 바닥 철판이 안쪽(위쪽)으로 향해 있게 되는데, 풍랑주의보로 중단된 인양작업이 15일쯤 재개되면 원인을 정확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 1999년 6월 14일 서(西)호주 앞바다에서 호주 해군 잠수함 판콤호(號)가 쏜 마크-48 어뢰를 맞고 두 동강이 난 2700t급 대잠 호위 구축함 토렌스호의 함수 쪽 단면(함미는 폭발 직후 침몰). 철판들이 배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마구 휜 채 찢겨 있다. 당시 호주 해군은 어뢰를 토렌스호에 직접 맞히지 않고 토렌스호 밑바닥을 지날 때 터지게 해 버블제트(일종의 물대포) 효과를 노렸다. / 호주 국방과학기술기구(DSTO)
선체 피로파괴의 경우도 배가 천안함처럼 두 동강이 나기 어려우며 절단면이 비교적 매끈해 천안함 절단면과는 다른 형태라고 한다. 유력 조선업체 임원 C씨도 "피로파괴는 보통 국부적(局部的)으로 일어나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천안함 절단면이나 두 동강 난 점 등으로 볼 때 피로파괴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 해군 참모총장 A씨는 "연돌과 40㎜·76㎜ 포를 조정하는 디렉터(포대 조종기)가 설치된 격실 문이 떨어져 나가고 휘어진 점, 주갑판 부분이 위로 휘고 절단면이 너덜너덜한 점 등을 볼 때 연돌 바로 아랫부분에서 폭발에 의한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다 정확한 침몰 원인과 과정을 확인하려면 함수·함미를 인양해 절단면을 확인하고 어떤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해봐야 한다. 한 어뢰 전문가는 "요즘 TNT보다 강력한 고성능 폭발물의 등장으로 폭발물 양을 획일적으로 추정할 수 없으며 컴퓨터를 동원해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침몰 원인이 어뢰라면 함정에 직접 부딪힌 것인지, 수중에 폭발해 '버블 제트'를 초래한 것인지 등도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