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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한국에 맡기면 확실" 플랜트 싹쓸이 (조선닷컴)
글쓴이 안준호기자 등록일 2010-03-31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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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글로벌경제

"한국에 맡기면 확실" 플랜트 싹쓸이

 

  • 입력 : 2010.03.31 03:16
안준호 기자

[현장르포] UAE 루와이스 산업단지
기술력·성실성 높은 평가… 제2 중동 건설 붐 이끌어
한국회사끼리 출혈경쟁도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남서쪽으로 11번 도로를 타고 4시간쯤 달리자 루와이스 산업단지가 나타났다. 이곳은 원유 매장량 세계 3위인 아부다비 정부가 정유·석유화학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만든 석유화학단지. GS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한국 건설사가 플랜트를 건설 중이다. 국가보안시설인 공단 입구에는 장갑차와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용병들이 지키고 있고, 카메라와 캠코더는 물론 휴대전화와 노트북 반입도 금지됐다. 정보기관이 발급한 출입증을 제시하고 철저한 몸수색을 거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중동 플랜트시장 싹쓸이

GS건설은 이곳에서 2008년 아부다비 국영 타크리어(Takreer)가 발주한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그린 디젤 프로젝트(GDP)'를 수주해 플랜트를 건설 중이다. GDP란 유황 성분을 10PPM 이하로 줄인 '그린 디젤'을 생산,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 현재 공정률은 63%이며, 내년 7월 준공 예정이다. 전체 70만㎡ 규모인 현장에선 수십 대의 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였고 배선과 전기, 토목공사 등이 진행 중이었다. 직경 70m에 이르는 원유와 제품 저장탱크도 5~6개가 지어지고 있었다.

GS건설 직원 등 6000여명은 섭씨 35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 속에서 긴 팔 작업복에 마스크, 안전모로 무장한 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GDP의 성공적인 시공은 국내 건설사의 추가 수주로 이어졌다. 지난해 타크리어가 발주한 100억달러 규모의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공사 가운데 96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GS건설과 SK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국내 4개 건설사가 싹쓸이했다.

GS건설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루와이스 산업단지에서 공사를 맡고 있는‘그린디젤프로젝트’플랜트 건설 현장. 열사(熱砂)의 땅 중동에서 한국 건설업체들의‘제2의 건설 붐’을 일으키고 있다. /GS건설 제공
기술력·성실성 등이 매력, 국내 기업 간 과열·출혈경쟁도 심각

국내 건설사가 '제2의 중동 건설 붐'을 맞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수주한 491억달러 중 중동지역 수주 규모는 357억달러.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 산유국은 올해 정유·석유화학제품을 직접 생산하기 위한 플랜트의 신·증설을 서두르고 있어 국내 건설사의 수주 물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중동팀장은 "중동에서 국내 건설업체가 쌓아온 기술력과 인맥, 신뢰가 추가 수주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부다비 원전 수주와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828m) 건설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데다 성실하게 공기(工期)를 잘 맞춰 평판이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건설시장에 뛰어들어 과열 경쟁을 빚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플랜트 건설 계약 당시 국내 건설사 2곳이 출혈 경쟁을 벌여 당초 제시했던 가격보다 4억달러나 낮은 가격에 계약이 이뤄졌다.

국내 대형 건설사의 한 임원은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발주처가 일명 '사다리 협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다리 협상'이란 발주처가 "A회사는 최저가로 얼마를 제시했는데, B회사 너희는 얼마를 제시하겠느냐"는 식으로 최저 낙찰가를 경쟁 업체에 흘려 공사 원가를 깎는 것을 말한다.

건설사들이 출혈경쟁을 자제하자고 논의하기도 하지만,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다. 오응천 코트라 두바이본부장은 "플랜트는 종합건설사업이므로 기업별로 강점을 살려 부문별 수주하거나 국내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