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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대통령이 北진지 코앞까지… 현직으로는 첫 백령도 방문 ( 동아닷컴 )
글쓴이 고기정기자 등록일 2010-03-31
출처 동아닷컴 조회수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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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 : 홈 2010.3.31(수) 03 편집 폰트 선택 :

 

 

대통령이 北진지 코앞까지…

      

               현직으로는 첫 백령도 방문

 

 



30일 천안함 침몰 사고 현장인 백령도 인근 해상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실종자 가족들이 타고 있는 광양함에 도착해 현장에서 수색활동 중인 해군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청와대


사고현장 간 李대통령

방문 결정까지


참모들 안전우려 반대에도 “내 자식같은 장병들인데…”


MB, 헬기 준비 전격 지시

헬기로 독도함에 내려


“인명구조에 최선 다해달라… NLL 근무는 전쟁과 같아… 희생자엔 교전중 순직 예우”

실종자 가족 위로


“내 마음도 여러분과 같아…오죽하면 뛰어왔겠는가”


가족들과 30분간 간담회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실종자 구조현장 방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백령도는 북한의 지대함 유도탄과 해안포가 집중 배치돼 있는 장산곶에서 13.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이 때문에 역대 대통령들도 이곳 방문만은 피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더는 앉아서 볼 수만은 없다”며 방문을 강행했다고 한다.

청와대 내에선 사고 발생 직후부터 대통령이 현장을 직접 들르는 게 어떠냐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안전 문제로 반대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대통령 전용 헬기가 북한에서 육안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가원수가 적국에 노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뿐더러 해상에서 고무보트로 배에서 배로 이동할 때도 풍랑 때문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 대통령은 ‘내가 국군통수권자다. 실종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자식, 내 부하 같은 사람 아니냐’며 헬기 준비를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구조 활동을 직접 격려하겠다는 의지였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에는 사고 원인 규명과 실종자 수색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북한 연루 가능성을 조기 차단한 데 대한 보수진영 일각의 반발도 일정 부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의 백령도 방문이 결정되자 청와대와 군엔 비상이 걸렸다. 청와대는 이번 수행 계획을 문서로 회람하지 않고 당일 출동명령을 받은 최근접 경호원 10여 명에게만 구두로 전달했다. 보안을 위해 작전명마저 정하지 않는 ‘완전 비공식 수행’으로 처리한 것이다. 또 언론에 이 대통령이 다시 경내로 돌아올 때까지 보도유예(엠바고)를 지켜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공군 전투기들은 헬기 이동 시간 내내 초계비행을 하며 우발상황에 대비했다.



이날 오전 10시 45분경 청와대를 출발한 대통령 전용 헬기는 위험지역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직선항로 대신 남쪽으로 우회했으며 1시간 20분 뒤 현장에 도착했다. 수행원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병기 국방비서관 등으로 최소화했다.



낮 12시 5분 이 대통령은 해군 모자를 쓰고 태극기가 새겨진 잠바 차림으로 독도함에 내렸다. 이 대통령은 이후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독도함에서 2.3km 떨어진 광양함까지 고무보트로 접근한 뒤 철제 사다리를 타고 승선했다. 당시 백령도 인근은 강풍이 불고 파고 또한 1.5m 정도여서 보트가 심하게 출렁였으며 사다리를 타는 과정에서는 이 대통령의 몸이 기우뚱하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있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30분가량 이어진 실종자 가족들과의 간담회에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놓지 않고 온 이유는 작업하는 모든 사람에게 끝까지 희망을 갖고 일해 달라고 당부하기 위해서다”라며 위로했다. 정부는 이번 사고로 희생자가 나올 경우 작전 중 순직자가 아니라 교전 중 순직자로 예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후 고무보트를 타고 독도함으로 복귀한 뒤 헬기로 백령도에 있는 해병대 6여단에 도착해 전방 작전상황 등을 보고받고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철통같은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장 시찰 일정이 예정보다 길어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로 돌아오는 헬기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