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들이 23일 대전 유성구 연구소 사격장에서 ‘코너샷’(굴절형 총기) 시범 사격을 하고 있다. 이 총은 몸을 숨긴 채 총에 장착된 액정화면을 통해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다. 대전=연합뉴스 ☞ 사진 더 보기
총기 앞부분에 권총을 붙여 좌우로 꺾어 사용할 수 있는 ‘코너샷’(굴절형 총기)이 세계에서 3번째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코너샷은 지금까지 미국·이스라엘 공동팀과 중국이 개발한 바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3일 시가전과 대테러전에서 사수가 자신의 몸을 숨긴 뒤 총구를 꺾어 목표물을 쏠 수 있는 코너샷을 올해 2월 개발했다고 밝혔다. 2008년 9월 시작된 코너샷 개발에는 3억5000여만 원이 들었다. 그동안 육군 특수전사령부는 2005년 미국이 개발하고 이스라엘이 생산한 코너샷을 들여와 사용해 왔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이스라엘제 코너샷은 실제 작전에 사용돼 많은 성과를 냈다”며 “외국 제품의 개선점을 보완해 한국형 코너샷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이번에 개발한 한국형 코너샷을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형 코너샷은 이스라엘제를 토대로 개발됐다. 총기 앞부분에 유효사거리 50m의 K5 권총(구경 9mm)을 붙여 좌우 최대 60도까지 꺾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스라엘산 분리형 코너샷과 달리 한국형은 일체형으로 개발됐다. 권총을 총기 앞부분에 묶은 일체형이 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분리형보다 흔들리지 않아 더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다는 게 국방과학연구소 측 설명이다.
사수는 몸을 숨긴 뒤 코너샷을 사용하기 때문에 직접 목표물을 볼 수 없다. 그 대신 총기 앞에 소형 동영상 카메라(영상획득장치)를 달아 적의 모습을 찍고 눈에 대는 액정화면을 통해 목표물을 볼 수 있다. 액정에는 십자(+)형 조준창이 뜬다. 또 총기 앞부분에는 플래시(광원발생장치)를 달아 어두운 곳에서도 빛을 내 목표물을 정확히 맞힐 수 있도록 했다.
코너샷의 유효사거리는 K5의 50m와 같다. 유효사거리가 460m인 K2 소총과 달리 시가전 등 근거리 사격에 맞게 설계됐다. 외양은 일반 소총 크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어깨에 거치하는 개머리판이 있고 권총의 방아쇠를 끌어와 총기 뒷부분에 따로 전자식 장치로 붙였다. 붉은색 레이저빔을 목표물에 발사하는 레이저 목표물 지시기도 달아 명중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