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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로벌 현장] 홍콩·동남아 식탁에 '한국산 농산물' 열풍 (조선닷컴)
글쓴이 이항수특파원 등록일 2010-03-10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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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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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 홍콩·동남아 식탁에


'한국산 농산물' 열풍

 

  • 입력 : 2010.03.09 21:40 / 수정 : 2010.03.10 03:12

홍콩의 '한국산 버섯' 판매, 3년 새 수백배로 증가해
딸기·계란·김치 등도 인기… '韓流'에 음식선호도 높아져
한국 식당들도 호황 누려

홍콩 섬 타이쿠싱(太古城) 복판에 있는 일본계 쇼핑몰 '아피타' 식품 매장. 7일 오후 5시쯤 중국 쓰촨(四川)성 출신의 가정주부 왕원팅(39)씨가 팽이버섯과 딸기, 김치 등 한국산 농산물들을 장바구니에 줄줄이 담았다. 200g짜리 딸기는 34.90홍콩달러(약 5200원), 500g짜리 총각김치는 35.90홍콩달러(약 5360원)로 제법 비싼데도 왕씨는 망설이지 않았다. "한국산은 제 입맛에도 꼭 맞고, 일본산보다는 싸고 중국산보다는 비싸지만 안심이 되거든요."

아피타에서 500m쯤 떨어진 대형 체인점 '저스코' 콘힐점의 펑샤오잉(馮小英·55) 냉동식품 담당자는 "한국산은 만두피(껍질)가 얇고 아주 맛있다"면서 "풀무원동원, CJ푸드의 만두와 우동은 우리 매장에 소개된 지 얼마 안 되지만 지금은 입소문이 퍼져 홍콩 사람들이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농수산물유통공사 홍콩 지사가 홍콩 시내‘저스코 람틴점’등 저스코 10개 매장에서 동시에 연 한국식품 판촉행사 모습. / 농수산물유통공사 홍콩 지사 제공
버섯, 딸기, 멜론, 양파, 계란, 만두, 사과, 배, 단감…. 한국산 농산물이 홍콩과 동남아의 식탁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홍콩 식탁에 오른 한국 농산물

지난 6일 오후 8시쯤 카우룬(九龍) 반도 항하우(坑口)역 근처의 '테이스트풀' 훠궈(火鍋·샤부샤부) 전문점. 100여 손님 대부분이 해산물 샤부샤부 즐기고 있었다. 40대 초반의 매니저 람(Lam)씨는 식탁 위의 팽이버섯과 송이버섯이 한국산이라며 "한국산은 맛과 향기가 제일"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홍콩 무역통계국(HKTS)에 따르면 한국산 버섯의 홍콩 수입액은 2006년에는 2000달러(약 230만원)에 불과했지만, 2007년 22만달러, 2008년 31만달러, 지난해 687만달러(약 79억원·2389만t)로 크게 늘었다. 불과 3년 사이에 수백 배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산 버섯의 홍콩 시장 점유율도 2006년까지 0%→2007년 2.3%→2008년 3.1%→지난해 46.4%로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버섯의 점유율은 69.5%→60%→48.8%→17.0%(작년)로 급락했다. 한국산 버섯 수입업체인 시우퐁(蕭邦·광둥식 발음)그룹의 테리 람(Lam) 이사는 "재작년에 경북 청도산 버섯을 조금 수입했다가 반응이 좋아 작년엔 10배 이상 늘렸다"며 "버섯에서 재미를 보면서 떡볶이, 우동, 만두 등 다른 한국산 수입도 크게 늘리고 있다"고 웃었다.

경남 함양산 딸기와 경남 진영산 단감의 수입도 3년 사이에 3~4배나 늘었다. 딸기 수입업체 굿뷰(Good View)의 리키 리(Lee) 부장은 "한국산 농산물과 가공식품들은 맛과 품질, 가격경쟁력 등 3가지를 골고루 갖췄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했다. 딸기의 경우 지난해 홍콩시장 점유율은 미국산이 59%로 1위, 한국산이 26%로 2위를 차지했다. 그는 "미국산은 연중 출하되지만 한국산은 겨울철(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에만 집중되기 때문에 요즈음 홍콩에는 백화점이든 수퍼마켓이든 어딜 가나 한국산 딸기 천지"라고 귀띔했다.

열성 한국팬인 조반나 청(Cheng·29)씨는 요즈음 신이 났다. 물류회사에서 일하는 청씨는 한국 드라마에 반해 3년 전 한국요리 학원에 다녔고, 지금은 김치와 떡볶이, 잡채, 비빔밥 등 7가지 한국 요리를 만들 수 있다. 그녀는 "요즈음엔 침사추이와 몽콕, 코즈웨이베이 등 어디를 가든 버섯이나 김치, 계란, 양파, 라면 등 한국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2008년 처음 홍콩 수출을 시작한 경기도 청계원 계란은 첫해 5만달러에서 작년엔 46만달러(약 264만t, 180만개)로 9배나 늘었다. 이영철 aT 홍콩지사장은 "버섯과 딸기, 계란 등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홍콩에 수출한 한국산 농산물이 1억9620만달러어치로 2008년보다 13.9%나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 식당도 호황

홍콩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전세계로 수출된 한국 농수산물은 48억달러어치로 2008년보다 평균 7.0% 증가했지만, 특히 대만(23.2%)과 동남아(15.5%)의 증가폭이 컸다. 특히 대만의 경우 전남 무안의 양파는 작년 첫해 수출로 304만달러어치나 팔렸고, 충남 부여의 굿뜨레 멜론과 경북 의성 사과는 3년 사이에 7~8배나 급증했다.

홍콩과 동남아의 한국 식당들도 호황이다. 홍콩의 경우 5년 전 30개 정도이던 한국 식당은 50여 개로 늘어났다. 김진만 홍콩한인회장은 "홍콩의 한국 식당들은 손님의 50~90%가 홍콩 사람이나 외국인일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