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도요타 청문회
피해자·의원들… "탐욕 부끄러운줄 알라" "도요타의 조사는 속임수"
日 도요다 사장 성명… "품질보다 성장에 박차, 우선 순위에 혼동 생겨"
23일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에서 열린 '도요타 자동차 청문회' 첫날, 회의장은 피해자로 가득 찼다. 참석한 증인과 미 의원, 심지어 추궁을 당하는 도요타 경영진까지도 자동차가 안전을 상실할 때 겪게 되는 공포와 고통에 공감했다. 울음과 분노, 탄식과 추궁으로 청문회는 시종 팽팽한 긴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하루종일 계속된 청문회에도 도요타 자동차는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나도 캠리를 모는데…"
청문회는 지난 2006년10월 렉서스 자동차를 몰다가 죽을 뻔한 경험을 한 여성 론다 스미스씨의 증언으로 시작했다. 테네시주의 고속도로에 들어선 순간, 스미스씨의 자동차는 갑자기 저절로 속도를 냈고, 놀란 스미스씨는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중립을 거쳐 후진위치에 놓았지만 자동차의 속도는 시속 100마일(약 161㎞)까지 올라갔다. 다른 차를 들이받지 않기 위해 가드레일을 향해 운전대를 돌린 스미스씨는 블루투스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편이 그 상황에서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남편 목소리를 한 번 더 듣고 싶었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스미스씨의 증언에 청문회장은 숨을 죽였다. 자동차는 6마일을 고속질주한 끝에 겨우 멈췄고 스미스씨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불만을 접수한 도요타 자동차 기술자는 "브레이크에 문제가 없다"며 "아마도 바퀴가 돌고 있는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서 그럴 것"이라고 답변했다. 스미스씨는 증언을 마치며 "도요타, 탐욕이 부끄러운 줄 알라" "연방도로안전당국,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을 부끄럽게 알라"고 질타했다.
- ▲ 증인의 눈물… 23일 미국 하원에서 열린‘도요타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 론다 스미스씨가 자신이 겪은 사고 상황을 진술하며 울 먹이고 있다. 이 여성은 2006년 10월 렉서스 차량을 운전하던 중 차량 속도가 저절로 시속 약 161㎞까지 올라갔다고 증언했다. / AP연합뉴스
◆"리콜로 모든 문제 해결된 것 아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렌츠 사장은 도요타 차량의 결함이 매트와 가속페달 리콜로 모두 해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헨리 왁스먼 에너지상업위원회 위원장이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의 문제가 매트와 가속페달 리콜로 모두 해결됐는가"라고 묻자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렌츠 사장은 "급작스런 가속 문제에 대해 전자시스템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포함해 점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도요타가 컴퓨터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가능한 원인들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 ▲ 23일 미 하원‘도요타 청문회’에 출석한 짐 렌츠 도요타 미국법인 사장이 증인선서 를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