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친박측과 협상 가능”..친박 “또다른 변형안”
李대통령-당지도부, 靑오찬간담회 논의결과 주목

한나라당 의총이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친이(친이명박) 주류측이 25일 ‘세종시 해법’ 모색과 관련, 친박(친박근혜)측에 절충안 마련을 위한 협의체 구성 제의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핵심인 정태근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세종시 원안 수정을 전제로 친박측과 절충안 마련을 위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협의체가 구성되면 내용과 절차, 시기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도 “친박측에서 원안 고수를 계속 고집한다면 당론변경을 위한 찬반투표 절차에 나설 수밖에 없겠지만, 절충 여지가 있다면 친박측과의 협의체 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계의 이 같은 방침은 이번주 내내 세종시 의원총회를 통해 각자 가치와 논리를 확인한 만큼 이제는 세종시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본격적인 수순 밟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결국,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세종시 의총에서 토론을 벌인 뒤 친박측과의 타협에 나서되, 실패할 경우 예고한 대로 당론변경을 위한 찬반투표 절차를 밟는 ‘투-트랙 전략’인 것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간 이날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한 의견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세종시 논의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당 비주류인 친박계 의원들은 세종시 의총이 소모적인 데다 감정싸움까지 겹쳐 더 이상의 토론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부터 의총에 대거 불참키로 해 세종시 해법을 위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고장난 축음기처럼 동어 반복이 되풀이되는 의총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했고, 구상찬 의원도 “국민 앞에서 이런 저질 코미디를 계속 줘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의총에 참석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친이측의 절충안 마련을 위한 협의체 구상에 대해서도 또 다른 변형된 수정안이라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핵심 의원인 유정복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지금 세종시 원안이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는데 변형된 수정안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면서 “또 다른 논란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친이-친박 진영간 현격한 입장차 속에 당 안팎에서는 세종시 해법을 위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양자 협상’과 국민투표 부의 등 새로운 주문들이 쏟아졌다.

정의화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빠른 시일 내에 만날 것을 제안한다”면서 “대화 속에서 서로 신뢰를 되살리고 한발짝씩 양보한다면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도 세종연구소 주최 ‘세종국가전략조찬포럼’ 강연에서 “국회가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직접 국민의 듯을 물어보는 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