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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중학생 '빨치산 교육' 도덕교사 무죄 (조선닷컴)
글쓴이 김창곤기자 등록일 2010-02-18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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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법원·검찰·경찰

중학생 '빨치산 교육' 도덕교사 무죄

 

  • 입력 : 2010.02.18 03:03
 

180명 인솔해 추모제 참석학생들 "빨치산은 훌륭해"
당시 참석자 "北으로 가자"…
진 판사 "전야제 참가가 국가 존립에 해악 위험 있다고 볼 수 없다"

"오늘 밤은 회문산 해방구라 말하고 싶다. 남녘 동포들이 회문산에서 용감히 싸웠던 역사를 기리면서 올해는 반드시 미군 없는 나라를 만들자."(이종린 범민련 명예의장)

2005년 5월말 전북 순창 회문산 자락 한 청소년수련원의 단상에선 "빨치산의 뜻을 계승해 외세를 몰아내고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이루자"는 발언이 이어졌다. 전북통일연대가 회문산 인근 임실 K중학교 교사·학생·학부모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제2회 남녘통일열사 추모제' 전야제였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빨치산 출신 장기수들을 '훌륭한 분'이라고 표현한 편지를 낭독하고, '전쟁 위협하는 외세를 몰아내고 우리 민족끼리 통일하자'는 등 구호를 제창하며 손뼉 쳤다. 이들의 빨치산 추모제 참석은 당시 K중 도덕교사 김모(50)씨 인솔로 이뤄졌다. 학생들 발표도 전교조 전북지부 통일위원장까지 지낸 김씨가 만든 대본에 따라 이뤄졌다.

검찰 조사에서 김씨는 인민군 혁명가 등 다수의 이적 표현물을 베껴 소지하면서 '6·15 시대의 전진을 가로막아온 미국의 죄악' '김일성 주석 탄생 94돌, 김영남 보고' 등을 인터넷 등에 게시·반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전주지법 형사1단독 진현민 판사가 17일 무죄를 선고했다.

진 판사는 "전야제 참가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적어도 피고인이 그 실질적 해악성을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등 교사와 K중 학생·학부모들은 1회적으로 전야제에 참석한 뒤 다음날 추모제 본행사는 참가하지 않았고, 반외세·자주통일 등 주장은 헌법 안에서 용인될 수 있으며, 학생들의 빨치산 장기수 긍정 표현도 막연하고 추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진 판사는 또 "이적 표현물도 개인 용도였을 뿐 다수인을 상대로 선전·선동하기 위해 작성·소지했다고 인정할 수 없고, 일부 배포한 문건도 피고인이 이적성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설사 인식했어도 국가변란을 선동할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검찰은 김씨가 빨치산 전야제에서 '제국주의 양키놈은 한놈도 남김없이 섬멸하자' '미국과 이승만 괴뢰정부를 끝까지 타도하자'는 등 빨치산 출신의 발언에 손뼉을 치고 구호를 외치는 등 호응했다고 기소했다. 진 판사는 "이 발언이 빨치산 출신 증인의 법정 진술과 경찰 현장 보고 등과 배치되고 있고, 피고가 외쳤다는 구호도 학생들이 외친 구호 정도에 그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부 사실 판단에서 판사와 견해를 달리하며, 판단력이 미숙한 학생들을 빨치산 찬양 고무 현장에 데려갔다는 것부터 이적행위로 본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K중에서 군산 모 고교로 발령받은 뒤 2008년 1월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교직을 사퇴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당시 전야제가 열린 회문산은 전북 순창과 임실을 가르는 830m 높이 산으로, 빨치산 전북도당 유격대 사령부가 있었으며 소설 '남부군'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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