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유연성 실행" 분명히… 對北 억지력 공백 생길 우려
미 국방부의 QDR 보고서는 주한미군의 가족동반근무제가 본격 실시되는 대로 주한미군을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 개념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명시했다.보고서는 한미동맹과 관련, "주한미군의 지위가 '전진배치(for ward-deployed)'에서 가족을 동반한 '전진주둔(forward-sta tioned with family members)'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제도가 완전히 실행되면, 한국으로부터 군 병력을 차출할 수 있어서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긴급사태에 대비하는 군 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차출시 우려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대북 억지력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 그리고 주한미군, 특히 공군이 대만해협 충돌 등에 투입돼 우리가 원치 않는 지역분쟁에 휘말릴 가능성 등이다. 지역분쟁 개입 논란 문제는 지난 2006년 한·미 양국이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합의를 하면서 '미국은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명시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력 공백 문제의 경우 유사시 주한미군의 차출 규모와 해외 활동시한, 차출시 병력 대체 또는 대체(보완) 전력 투입 등의 방안에 대해 한미 간 실무 협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미측이 대체전력 투입에 소극적일 경우 한미 간 갈등과 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 예컨대 500~2000여명의 주한미군 병력을 해외로 차출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그만큼의 병력을 한반도로 이동 배치할지, 아니면 전투기 등 무기체계로 보완할지 등에 대해 협의가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붙박이'군에서 벗어나 대테러전 등 세계 주요 분쟁지역을 들락거리는 해외 차출 문제는 5~6년 뒤 본격 부각될 사안이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한다. 미 국방부가 현재 1년 단위인 주한미군의 근무 주기를 3년으로 연장, 가족을 동반하는 미군을 절반 수준(1만4250명)으로 크게 늘린 뒤에야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을 본격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주한미군 차출 개념이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안보에 꼭 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3년 주기로 순환하면 주기가 빨라져 한국에 근무한 미군 수가 증가, 유사시 증원(增援)전력 속에 한국을 아는 병력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해외 차출 문제는 오는 6월 예상되는 양국 국방·외교장관 4명이 참석하는 '2+2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