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의 데니스 블레어 국장은 2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알 카에다의 테러 가능성과 중국의 사이버 공격 등 미국이 직면한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해 설명하고, 정보 당국이 다각도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는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당) 상원 정보위원장이 향후 3∼6개월 사이에 미국이 공격당할 가능성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하자 블레어 국장이 “(그들이 미국을 공격한다는 목표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certain)’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블레어와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벌어졌던 디트로이트 공항에서의 여객기 폭파 미수 사건을 언급하며, 알 카에다는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더 효율적인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객기 폭파 미수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여객기 테러 음모는 물론 AQAP와 예멘의 극단주의 세력이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미국 본토 테러 계획을 파헤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알 카에다를 ‘최대 우려 대상(foremost concern)’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알 카에다의 일인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이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제거되기 전까지는 알 카에다가 미국에 대한 공격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배석한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들도 블레어 국장의 의견에 동조했다. 리언 파네타 CIA(중앙정보국) 국장은 “한밤중에도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알 카에다와 다른 테러 세력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며 알 카에다가 추적을 피하려고 다양한 전술을 펼치는 것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 카에다가 테러와 연루된 기록이 전혀 없는 ‘깨끗한’ 사람들을 뽑아 미국에 잠입시켜 대규모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블레어 국장은 사이버 안보를 강화할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상원 정보위에 제출한 연례 안보위협 보고서에서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 대한 정보수집과 첩보활동을 강화해왔다고 지적하고, 구글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공격은 미국 경제를 해칠 수도 있는 컴퓨터 네트워크 공격의 취약성에 대한 ’경보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의 사이버 인프라가 위기상황에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이 전례 없는 규모로 매우 정교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민감한 정보가 정부와 민간분야 네트워크에서 일상적으로 도난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 관계자들이 미국의 정보망에 가해질 수 있는 공격을 ‘사이버 진주만(cyber-Pearl Harbor)’이라고 부르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국장은 일단의 해커들이 미 금융권에서 많이 사용하는 최신형 휴대전화기를 표적으로 삼기도 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사이버 방어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새로운 사이버 안보 전략은 최신 해킹기술과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검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