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서울 용산 참사 수사기록 공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1심 무죄선고 등으로 법원과 검찰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용훈 대법원장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김평우 대한변호사협회장, 이귀남 법무부 장관, 김준규 검찰총장 등 법조계의 수장들이 19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했다. 회동 장소로 가기 위해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를 나서는 이 대법원장. 그는 기자들의 현안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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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국회 폭력사건 1심 무죄 판결과 서울 용산 참사 미공개 수사기록 열람, 등사 허용으로 법원과 검찰 간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이용훈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조계의 수장들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대법원장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김평우 대한변호사협회장, 이귀남 법무부 장관, 김준규 검찰총장, 이재후 한국법학원장, 성낙인 한국법학교수회장, 박일환 법원행정처장, 하철용 헌재 사무처장은 19일 오후 6시 반경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로 만나 만찬을 겸해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에서 최근의 법원-검찰 갈등 문제는 깊이 있게 논의되지는 않았으나 이 대법원장이 먼저 “(최근의 갈등 상황이) 자꾸 언론에 보도돼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최근의 현안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민감한 시기에 만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며 “법조계의 각 기관 간에 서로가 합리적으로 대화해 나가자는 데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기관장과 단체장은 법조계 내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년 전부터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식사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모임을 해왔으며 이날 모임은 이 대법원장이 이 장관과 김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초청한 자리였다. 2시간 반가량 이어진 이날 회동에서는 주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문제가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앞으로 해마다 법조인이 2000∼3000명씩 배출되는데 남의 일처럼 방관해서는 안 되며 생각을 바꿔서 큰 판을 짜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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