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화끈한 투자·고용
현대·기아차 10조 5000억, LG 15조 투자 삼성은 26조 투자 1만 9000명 일자리
30대 그룹이 투자와 고용을 화끈하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차, LG, 포스코 등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난히 극복한 여세를 몰아 올해를 글로벌 시장 선점의 호기로 삼겠다는 공격적 포석인 셈이다. 올해를 ‘일자리 정부’로 규정하고 대기업의 투자를 독려해온 정부에 화답하는 측면도 있다.
지난해 ‘비상경영’을 펼쳤던 삼성은 15일 올해 26조5000억원가량을 투자하고, 총 1만9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액은 2008년 27조8000억원에 이어 창사 이래 둘째 규모다. 이 중 약 70%인 18조4000억원이 삼성전자의 몫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투자설명회(IR)에서 올해 반도체에 5조5000억원 이상, LCD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0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총 6000여 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9조4000억원)보다 12% 늘어난 것으로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다. 친환경차 개발을 비롯한 연구개발(R&D) 부문에 4조6000억원, 시설 부문에 5조9000억원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R&D 투자는 지난해보다 53.3%나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고연비 차량과 친환경차의 개발·대중화를 위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8월 전기자동차 생산을 시작해 관공서 등에 시범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부문과 현대제철 등에서 5000여 명을 신규로 채용하고, 1000여 명의 대학생 인턴을 뽑기로 했다. 특히 현대제철의 고로 2호기가 내년 1월 완공될 때까지 일관제철소 건설에 9만3000여 명, 완공 후 운영에 7만8000여 명에 이르는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와 포스코는 각각 1만여 명과 2500명을 새로 채용할 예정이다. SK는 지난해(6조5000억원)보다 10% 이상 증가한 7조원대 투자와 2000명 안팎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공사와 석유화학 설비 증설 등에 지난해보다 50%가량 늘어난 3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지분 투자와 해외투자에 들어가는 1조원을 포함하면 총 투자비는 4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롯데는 신규 채용 7500명, 인턴 사원 1000명 등 모두 8500명을 뽑을 방침이다. 두산은 지난해 대비 25% 정도 늘어난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STX는 올해 투자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정도 많은 1조2000억원으로 잡고, 채용 규모도 48% 증가한 2000명으로 책정했다.
이상렬·염태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