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사업 수주에는 한-UAE 군사협력 약속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군사협력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원전 수주를 위해 김태영 국방부 장관(사진)이 11월 중순 2차례나 극비리에 UAE를 방문해 양국 간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군사교류협력 협정(MOU)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군 안팎에서는 UAE가 군사 분야에서 한국군의 지원이나 협력을 요청했고, 김 장관이 이에 응한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양국은 군사협력 내용을 비밀에 부친 채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방위산업 분야를 포함한 군사 분야에서도 경제 분야처럼 교류협력을 확대하자는 취지”라며 “2006년 양국이 군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며 체결한 협정을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UAE는 김 장관과의 협의 과정에서 마일즈 교전장비를 이용한 교육훈련시스템 구축, 항만방어체계, 공군 조종사 양성훈련 등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일즈 교육훈련체계는 레이저 빔을 이용한 마일즈 교전장비와 컴퓨터, 통신장비 등을 활용해 실전과 동일한 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훈련체계다. 항만방어체계는 주요 항만 시설에 열상감시장비(TOD)와 열감지센서 등을 설치해 침입자를 확인하는 감시체계다.
양국 간 군사협력에는 유사시 군사적 지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가 자국 안보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한국이 군사 분야에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한국군이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적극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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