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이용률과 건설능력은 `세계 최고` 평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 수주전에서 막판까지 우리나라와 경쟁하던 프랑스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자력 대국이다. 가동 원전 기수도 58개에 달한다.20개의 원전을 가동하며 세계 6위 수준인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여전히 멀찌감치 앞서가 있다. 게다가 우리나는 본격적인 수출 경험도 없었다. 95%의 국산화를 이뤘지만,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술도 남아있다.
이같은 불리한 조건 속에도 한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첫 원전 수주라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다른데 있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운영능력과 건설능력이 바로 그것.
▲ 국가별 원전 이용률(출처:Nucleonics Week)
원전 운영능력을 보여주는 원전 이용률은 90년 후반 이후 9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는 93.3%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평균 원전이용률인 78.9%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6기 이상 원전을 보유한 16개 나라 가운데서 우리나라의 원전이용률이 가장 높다. 미국보다는 2.4%포인트, 프랑스보다 17.4%포인트, 일본보다는 무려 29.6%포인트 높은 실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기 원전 이용률이 1% 증가할 경우 약 60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전력을 LNG를 태워 생산하는 것에 비해 약 2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셈이다.
발전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인 비계획발전손실율(갑작스런 고장 등 계획되지 않은 발전기 정지시간의 비율)은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평균 0.8%로 세계 평균인 4.4%보다 월등히 낮다. 불시정지 건수는 2008년 호기당 0.35건, 즉 20호기 전체에서 7번의 정지가 있었을 뿐이었다. 78년 원전을 도입한 이래 단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원전 건설능력도 세계적 수준이다. 지난 1979년 미국의 TMI 원전과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따른 반대여론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신규 원전건설을 중단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달랐다.
미국의 경우 그간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경험있는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원전 건설을 추진하면서 풍부한 경험과 인력을 보유하게 됐다.
또 지속적인 기술축적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시공능력도 한국 원전의 장점이다. 수출에 성공한 APR1400의 원전 시공기간은 58개월, 한국표준형 원전인 OPR1000의 경우 52개월 수준으로, 러시아의 WER1000(83개월), 프랑스 CPR1000(60개월) 보다 짧다.
▲ 국가별 원전 건설단가 비교(단위:달러/kW, 출처:World Nuclear News)
건설비용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APR1400의 경우 건설단가는 kW당 2300달러로, 경쟁국들에 비해 20% 이상 저렴하다.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한국의 원전 기술력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며 "앞으로 몇 가지 원천기술을 조기에 보유해 세계 시장 진출의 제약요인을 완전히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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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승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