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명숙 전 국무총리
곽영욱씨 자녀 결혼식 갈 정도로 친분…
이젠 "정신 오락가락 노인네" 맹공
"극도로 허약하고 겁에 질린 노인네의 진술에 의존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불구속 기소된 다음 날인 23일 오후 한 전 총리측 '공작정치분쇄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이해찬 전 총리는 서울 마포의 노무현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전 총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변호인단과 함께)공소장을 검토해봤는데 터무니없더라"고 입을 연 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을 '노인네'로 지칭하며 그의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검찰이 고위 공직을 오래 지낸 사람의 이야기는 안 듣고 겁박된 노인의 진술 하나만으로 사실관계를 날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측은 로비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검찰과 언론을 맹비난하며 "단돈 일원도 받지 않았다", "공작정치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이후 검찰이 수사에서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을 위해 인사 청탁을 했던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70대 노인'이라며 곽 전 사장에게 총구를 돌리고 있다. 지난 18일 검찰 대질 신문 때 휠체어를 타고 들어온 곽 전 사장을 본 변호인단들이 "1940년생이다" "수술을 두번 받았다더라"며 정상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또 한 전 총리측은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다. 단둘이 만난 적이 없다"(양정철 대변인)고 주장한다.
검찰 수사결과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 주변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한 전 총리는 '제정신이 아니고' '친하지도 않은' 곽 전 사장을 불과 3년 전인 2006년 12월 공기업 사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 된다. 곽 전 사장은 1998년 한 전 총리가 운영하는 여성 단체의 행사 경비를 후원하면서 인연을 맺은 뒤 수시로 함께 식사를 한 사이다.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자녀 결혼식에도 참석했다고 한다.
'곽 전 사장의 인사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한 전 총리측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그렇다면 국사에 바쁜 총리가 공기업 인사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공기업 인사 추천권을 쥔 담당 장관과 곽 전 사장을 왜 총리공관으로 불러 함께 만났느냐'는 의문은 그대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