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숙 차장.
국가정보원이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 북한 업무를 전담하는 3차장 산하의 북한 정보 분석 기능을 해외 업무를 담당하는 1차장 산하로 옮긴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현재 국정원 1차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던 김숙 차장이 맡고 있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이날 "최근 북한정보 분석 기능을 3차장에서 떼어낸 것은 북한 문제를 국제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관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 8월 말 북한 특사조문단이 1박2일이던 서울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한 끝에 이 대통령을 면담했을 때 정부 고위당국자는 "패러다임 시프트(전환)"란 표현을 썼다. "남북관계도 (민족 내부 문제란) 특수한 관계의 틀을 벗어나 국제적인 보편타당한 관계로 발전해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얘기였으며 이번 조치도 이런 배경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최근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접촉도 최종흡 3차장이 아니라 김숙 1차장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핵 문제가 제1 의제가 돼야 한다"며 "김숙 차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만큼 북핵 문제에도 정통하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조직(개편) 문제는 공식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3차장 산하 조직은 북한 정보 수집 위주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국정원 간부는 "김대중 정부에서 3차장이 신설되기 전까지 해외 담당 차장이 북한 정보 업무를 같이 맡았다"며 "미국·중국·일본 등에서 수집된 북한 정보와 우리가 입수한 북한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게 효율적인 측면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