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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2(목) 09:47 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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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국빈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응웬 밍 찌엣 베트남 국가주석은 21일 밤 하노이 주석궁에서 가진 만찬에서 하노이 보드카를 마시며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
베트남 전통음식이 제공된 이날 만찬은 마치 오랜 친구들이 만나 회포를 풀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게 배석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조성됐던 양국 간의 갈등 기류가 이날 만찬을 계기로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찌엣 주석은 보드카를 서로 따라주고 잔을 부딪치며 우의를 과시했고 참석자들에게도 일일이 잔을 채워주는 등 정겨운 분위기가 계속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찌엣 주석에게 "이제 한국과 베트남은 가까운 친구가 됐다"고 말했고, 찌엣 주석은 "친구가 아니다. 그 이상이다. 우리는 형제"라면서 "이 대통령은 저보다 연배가 위이므로 형이고 저는 아우"라고 화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주석님 부인은 저의 제수씨가 되는 거냐"고 농담을 건넸고 찌엣 주석은 "그렇다. 김 여사가 제 형수님이 되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찌엣 주석은 이어 "양국의 관계가 발전한다면 먼저 서로 이해하는 단계에서 다음은 신뢰하는 단계, 나아가 서로 사랑하는 단계가 될 터인데 이제 두 나라는 사랑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에 이주한 베트남 여성과 베트남 배우자 자녀들이 '어머니의 나라' 말을 잊지 않도록 베트남어 교과서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자 찌엣 주석은 '베트남 리 왕조의 후손이 한국의 화산 이씨일 것"이라며 "베트남은 화산 이씨 후손들에게 베트남 국적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베트남 리 왕조의 왕손) 이용상 왕자의 후손이 족보를 잘 보관해 현재 한국에 1천400여명의 화산 이씨가 남아 있다"며 "매년 구정에 종친이 베트남으로 찾아와 제를 올리는 것으로 들었다. 한국과 베트남은 깊고 대단한 인연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찌엣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캄보디아에 가면 훈센 총리에게 안부를 전해달라. 우리 셋이 이제 다 형제의 우애를 나누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의 인생이 많은 고난과 역경으로 점철돼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나 또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우리 두 사람의 인생을 깊이 이해하며 동감한다"고 말한 뒤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이날 만찬에서 베트남 민속공연단은 선구자, 만남, 아리랑 등 한국 노래 3곡을 연주했는데 선구자는 베트남의 일현금 악기로, 아리랑은 대나무로 만든 핸드벨로 연주됐다. 공연단은 또 아오자이를 입고 넌라(베트남식 삿갓)를 쓴 채 한국의 부채춤을 연상하는 무용을 선보였다.
이날 1시간 30분으로 예정됐던 만찬은 2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고, 찌엣 주석과 농 득 마잉 공산당 서기장은 만찬이 끝나자 이별을 못내 아쉬워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는 후문이다.
찌엣 주석은 이 대통령의 손을 꼭 쥐면서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너무 아쉽다"고 작별 인사를 했고, 마잉 서기장도 "섭섭하다"며 이 대통령을 꽉 껴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찌엣 주석은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 대통령을 여러차례 포옹했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만찬은 이 대통령과 베트남 주석과의 돈독한 친분과 신뢰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면서 "더욱 긴밀해지고 가까워진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듯 했다"고 말했다.
(하노이=연합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