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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北, 5자 공조 각개격파 나섰나 (동아닷컴)
글쓴이 동아닷컴 등록일 2009-10-12
출처 동아닷컴 조회수 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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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 : 정치 2009.10.12(월) 02:57 편집  

 

北, 5자 공조 각개격파 나섰나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운데),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오른쪽)와 한중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 “한일과 관계개선 희망” 속내는
 

‘핵협상은 美와 하고 경제지원은 韓日서’

 

협상국면 조성용 한일 끼워넣기


李대통령 “北에 그랜드 바겐 설명”


대화-핵문제 연계 의지 재확인

 

10일 한중일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북 결과 보따리였다. 원 총리를 통해 김 위원장의 속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원 총리는 북한의 대화 의지를 강조했지만 북한의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 6자보다는 각개격파를?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라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북-미 양자접촉을 양자 협상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감추지 않고 있다. 북-미 접촉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겠다는 미국과는 속내가 크게 다르다.

 

김 위원장이 한국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했다는 것은 물론 주목되는 부분이다. 원 총리는 “북측이 북-미관계 개선을 희망했을 뿐 아니라 한국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북-미 접촉→6자회담’이라는 예상 구도를 ‘북-미 접촉→남북 접촉 및 북-일 접촉→6자회담’의 방향으로 바꾸기를 희망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미 접촉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북한이 이런 태도를 취한 것은 미국과는 핵문제를 협상하고 한국과 일본으로부터는 경제적 지원을 챙기는 이른바 ‘각개격파’의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려되는 대목은 중국의 태도다. 9일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10일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은 ‘그랜드 바겐’을 통한 북핵 문제 일괄타결 구상을 가다듬는 자리였지만 3국 간엔 미묘한 차이가 드러났다.

 

원 총리는 북핵 문제 해결의 길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북한을 향한 적극적인 자세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 재개 여부에 대해 “기회를 제대로 틀어쥐지 못하면 사라질 수 있다”며 “기회를 잡고 이용해야 우리는 적극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제재의 지속을 강조하는 한미일 3국과 달리 중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을 낳는다. 북한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힘든 중국의 처지가 반영된 것이지만 동시에 북한의 설득이 중국에 먹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북한과 개별 접촉을 했던 중국의 이런 태도 변화는 남북, 북-일 개별 접촉도 경우에 따라선 5자 공조전선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 김정일의 말보다는 진정한 핵 포기 필요

 

 

한국 정부는 그동안 남북대화가 단지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는 창구로만 기능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해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측에 그랜드 바겐 구상을 설명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북핵 문제를 남북대화와 연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중국을 통한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희망 메시지 전달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북한이 조문단을 남측에 보내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던 것과 유사하다. 일단 제재 국면을 피하고 핵 포기 없이 유화 국면을 이끌려는 전술이다. 따라서 북한의 의도대로 따라간다면 남북대화가 열려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부는 대북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어프로치(이중접근법)’를 지속하면서 북한이 진정으로 핵 포기에 나설 경우 남북관계를 개선한다는 북핵 해법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베이징=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