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개최 효과' 전문가 분석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한국이 개최한 국제회의 가운데 사상 최대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가장 경제효과가 큰 국제회의는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였다.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는 APEC 정상회의 개최로 4억5176만달러(약 5355억원)의 직·간접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전문가들은 내년 G20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를 산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직·간접적인 효과를 모두 합할 경우 부산 APEC을 능가하는 5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대체로 보고 있다. 당시 APEC은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57.4%, 교역량의 44.7%를 차지했지만, G20은 전 세계 GDP의 85%, 글로벌 교역량의 80%로 APEC을 크게 웃돈다. 또 부산 APEC의 경우 26개국 정상들이 참여했으나 아시아와 유럽 국가 정상으로 제한됐고, 참가인원도 7000여명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기획재정부는 "G20 정상회의에는 20개 참가국 이외에 10개국 정도의 정상이 추가로 초청되고, IMF(국제통화기금)를 비롯한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대거 입국한다"며 "각국의 공식 대표단, 수행원, 경호원, 취재진을 합칠 경우 내년에 1만8000~2만명 정도가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우 해외에서 정상회의가 열릴 경우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 요리사까지 대동, 보통 1000여명이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부산 APEC 때 조선비치호텔을 통째로 빌린 적이 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내년에도 개최 도시의 호텔 하나를 전부 빌릴 전망이다. 호텔이 집중된 서울에서 회의가 열리더라도 방문객 규모로 볼 때 대부분의 호텔이 동이 날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특급호텔 하루 숙박비를 200~300달러로 잡고, 회의 전후에 4~5일 정도 머문다고 가정할 경우 회의 기간의 호텔 투숙 비용만 3000만달러(약 3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만약 사전준비를 위해 방한하는 사람들을 포함하면 숙박·여행비 수입은 훨씬 더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회의 기간 전후에 발생하는 숙박·여행 수입과 투자유치 계약 규모는 경제협력회의였던 APEC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G20 회의의 규모가 APEC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한국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 외국인 투자유치촉진 효과 같은 무형의 중장기적 효과는 G20이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김상겸 KIEP 박사는 "G20 정상회의는 경제협력이 많았던 부산 APEC과 달리 눈에 띄는 산업 파급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에 따른 무형의 경제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개최도시가 회의 기간 내내 CNN, BBC 등 세계적인 방송을 통해 G20 회원국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G20 회원국 인구는 약 50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회의를 성공리에 마칠 경우 전시산업과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뿐 아니라, 국가 신인도가 높아져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가 늘고 해외 수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G20 정상회의는 1만명가량의 고용을 창출한 부산 APEC보다 더 많은 고용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