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미래한국신문 http://www.futurekorea.co.kr 에 잇는 것임.
사학악법 철폐 “순교의 정신으로 거룩한 투쟁 할 것”
김성영 성결대 총장·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장·홍관희 본지 주필
지난 12월 29일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여 기독교를 중심으로 주요 종단, 교육계, 사회단체가 모여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 본부장을 맡은 김성영 총장(성결대)은 “순교의 각오로 거룩한 투쟁을 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홍관희 본지 주필과 김성영 총장과의 대담을 마련했다.
“대한민국은 칠흙같이 어두운 밤
죽기를 각오로 正義수호에 나설 때”
홍관희 주필 : 김 총장께서는 시인, 목사이시고 또 성결운동에 보다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라는 책임을 맡으셨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시지요.
김성영 총장 : 이번에 발족한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는 개정 사학법이 갖고 있는독소조항 때문에 이를 철폐시키고 여야와 교육계, 사학계, 종교계 등이 중지를 모아 자유민주주의 교육제도에 부합하는 새로운 개정안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운동입니다. 현 정부는 지난 2, 3년간 국민들에게 그 저의를 의심케 하는 일련의 정치적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에 개정 사학법을 통해 ‘숨어 있는 그림’이 있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홍: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사학법 개정을 통해 나타난 노무현정부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무엇으로 보는지요.
김성영 성결대 총장,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장. 사진/미래한국신문
김: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신앙교육의 침해’라 하겠습니다. 사립학교는 저마다 건학이념을 가지고 있고 기독교 사학의 건학이념은 성경에 근거한 신앙교육에 있는 만큼 어떤 외부적인 압력이나 법의 강제에 의해 신앙교육이 침해를 받는다면 이는 곧 기독교신학의 생사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또 사학의 재산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법을 만든 것을 보면 과연 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에 충실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홍: 노무현정부는 사학의 비리를 제거하기 위해서 사학법인 이사회에 학교운영위가 추천하는 외부인사가 개입해야 한다는 이론을 내세우고, 복지법인의 비리방지를 위해서도 복지법인 이사회에 감독관청이 추천하는 외부인사 개입의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비리(非理)와 자율성(自律性)의 문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김: 말씀하신 대로 집권여당은 사학의 비리척결을 명분으로 삼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사학의 투명성’을 확립한다고 하니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대학평의원회에서 추천하여 선임하도록 하는 개방형 이사제는 학교법인의 고유한 이사 선임권에 대한 심각한 제한입니다.
입안자들은 “4분의 1인 소수 외부 이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합니다만 이 외부 이사 배후에는 이들을 추천한 학교구성원들이 있습니다. 학교구성원들은 추천이사를 통해 학교경영에 간접적으로 관여할 것이고 그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학교는 대립과 갈등의 현장으로 바뀌게 됩니다. 비리를 척결하려다 학교의 자율성은 심대한 훼손을 입게 됩니다. 그렇다고 학원의 비리를 척결하지 말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학의 비리는 현행법과 교육부의 감독권으로도 얼마든지 제재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리고 사학의 비리 발생률은 전체 사학의 2% 미만으로 기업이나 사회 공공단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전체 사학이 비리의 온상인 양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대다수 건전 사학에 대한 명예훼손이라 하겠습니다.
홍: 기독교사학에 학교운영위가 추천하는 외부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할 때 건학이념의 구현에 어떤 지장을 가져오게 될 것인지 설명해 주시지요.
김: 외부 이사 중에는 기독교사학의 건학이념을 이해하고 적극 동의하는 이사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신자나 기독교에 반감을 가진 이사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 경우에 기독교사학의 건학이념은 훼손될 것이고 신앙교육은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몇 년 전 어느 기독교 고등학교에서 한 명의 학생이 채플을 거부하며 단식투쟁을 하자 손을 들고 말았어요. 개정 사학법이 적용되지 않았어도 이런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홍: 대학과 달리 초·중등학교에서는 전교조의 폐해가 심각하게 지적되고 있는데, 현재 전교조의 문제점은 무엇으로 보시며, 이번 사학법 개정으로 인하여 앞으로 중앙통제 아래 있는 전교조가 개별사학을 점령해 들어가게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하여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섬뜩하게 느껴지는 용어 중 하나가 ‘전교조’ 아닙니까. 20년 전 ‘교육의 민주화 선언’을 표방하고 나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오늘날 불온사상을 교육하는 집단이 되었습니다. 이를 용인하고 있는 정부의 책임도 큽니다. 개정 사학법은 이들이 사학의 현장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홍: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는 그 목표를 어디에 설정하고 있으며, 그 목표를 어떤 방법으로 달성하려고 하는지요.
김: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는 지난 12월 9일 국회의장 직권 상정에 의해 물리적인 힘으로 강행처리된 개정 사학법을 무효화시키고 새로운 개정안을 만들도록 ‘정의로운 국민’의 힘으로 ‘거룩한 투쟁’을 하는 데 있습니다. 의정 사상 불명예스러웠던 그날, 국회의장과 여당은 본회의 의결이나 야당과 협의도 없이 의사일정상 다섯 번째로 다루기로 한 사학법 개정안을 첫 번째로 앞당겨 전격처리 함으로써 국회법 77조(의사일정의 변경)를 위반했으니, 그 내용상 위헌소지를 차치하고라도 의결 절차상 원천 무효입니다.
국민운동본부는 이러한 절차상 문제와 함께 개정 악법의 헌법위배 사실 및 독소조항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국민들을 상대로 정확히 홍보하는 한편, 국가의 좌경화를 우려하는 애국단체들과 의로운 다수의 국민들을 일깨워 사학악법을 철폐시킬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먼저 기독교를 비롯, 천주교와 불교 등 주요 종단이 연합하여 그 중심을 이루고 이 나라의 장래를 염려하는 교육계, 사학계, 시민단체, 우국단체들을 총 결집하여 그야말로 ‘국민운동’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국민운동은 새해 벽두에 최우선으로 ‘사학악법철폐 1천만 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개정 사학법이 7월 1일 시행될 예정이므로 그 전에 서명운동을 마치려고 합니다. 지난 12월 29일에는 사학연합회 중심으로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헌법을 수호하는 양심 있는 법조인들과 협력하여 반드시 위헌 판정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홍: 기독교계에서 ‘순교할 각오로 싸우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기독교 거의 모든 교단이 동참하는 분위기인데, 이번 사학수호운동이 기독교신앙의 자유수호와 어떤 맥락을 가지는 것인가요.
김성영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장(좌)과 홍관희 본지 주필. 사진/오준 기자 ojun@
김: 시중에는 기독교가 성명을 통해 결의를 밝힌 ‘순교의 정신으로 거룩한 투쟁을 하겠다’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교회는 ‘순교’란 말을 쉽게 쓰지 않습니다. 이 비상시국을 당하여 기독교 주요 교단의 총회장과 총무 교단에서 설립한 교육기관의 장들이 모여 기도하면서 결의와 각오가 비장하기만 합니다.
이 절체절명의 시대에 세상은 그래도 교회에 소망이 있다고 기대하고 있고, 한국교회는 하나로 뭉쳐 총연합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학수호, 국가수호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특별한 사명과 은총을 받았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잠에서 깰 때요 깨어 기도하며 행동할 때가 아닙니까.
홍: 사학계, 사회단체의 반응과 열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김: 이 법의 공포로 제일 피해를 보는 당사자가 바로 사립학교들입니다. 사학계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이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고 또 해야만 합니다. 저는 발족식을 통해 가장 크게 감명을 받은 것이 바로 사회단체 및 시민단체 등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애국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동참이었습니다. 이 운동은 그야말로 국민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홍: 이번 사학수호운동이 교회의 회개 및 성결운동 그리고 ‘세상의 빛’ 사명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십니까.
김: 가장 중요한 질문이십니다. 그 어떤 영적 운동도 마찬가집니다만 특히 이번 국민운동은 내 자신의 회개와 우리 교회의 회개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성경적으로 볼 때 ‘성결’이 바로 ‘헌신’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운동은 교회의 회개운동이요, 회개를 통한 성결운동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듯이 고난의 밤이 깊을수록 영혼은 더욱 고결해진다”고 어거스틴이 말했듯, 지금 대한민국의 밤은 칠흑같이 어둡고 깊습니다. 성결의 빛이 그 위력을 발휘할 때입니다. 우리가 죽기를 각오하고 정의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은 언제나 역사의 변수를 일으키십니다.
정리/김정은 기자 hyciel@
사진/오준 기자 ojun@
미래한국 2006-01-06 오전 1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