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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자민당 거물들 ‘미녀자객’에 추풍낙엽… 악몽이 현실로 (동아닷컴)
글쓴이 김창원특파원 등록일 2009-08-31
출처 동아닷컴 조회수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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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국제   2009.8.31(월) 02:59 편집

자민당 거물들 ‘미녀자객’에 추풍낙엽… 악몽이 현실로
 
 



아소, 쓸쓸한 퇴장
아소 다로 자민당 총재 겸 일본 총리가 30일 도쿄의 자민당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선 패배를 시인하고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쓸쓸한 모습으로 퇴장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 日 총선 이모저모

 

 


가이후-마치무라-규마 등 ‘바꿔 열풍’에 속수무책

 

 


모리-후쿠다 전총리 체면유지

자민 당3역 사의 표명

 

 


투표율 69%… 13년만에 최고
 
 

8·30 총선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날 오후 8시 민주당의 압승을 전하는 아사히신문과 NHK 등 신문과 방송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혹시나’ 했던 자민당은 선거 참패의 충격에 빠졌다. 반면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 등 주요 당직자들은 선거사무실에 한데 모여 승전보가 들려올 때마다 환호해 대조를 이뤘다. 이번 총선거는 전후 사실상 첫 정권교체라는 기록 외에도 107년 만의 혹서투표, 전후 최장 선거운동 등 숱한 진기록을 남겼다. 자민당과 민주당 등 총 9개 정당 당수의 유세 거리는 지구를 두 바퀴 돌고도 남는다.

 

 

○…자민당의 거물급 정치인들도 ‘바꿔 열풍’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아이치(愛知) 현 9구에 출마한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전 총리는 개표 후 1시간도 되지 않아 당락이 갈렸다. 올해 78세인 가이후 전 총리는 29세에 첫 중의원 의원에 당선된 후 49년 동안 16연임을 한 자민당 대표정치인이지만 의사 출신 30대 민주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또 자민당 최대 파벌 마치무라파의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회장도 미녀 자객 고바야시 지요미(小林千代美·40) 전 의원에게 무너졌다. 규마 후미오(久間章生·68) 전 방위상은 나가사키 2구에서 정치 경험이 전무한 민주당의 후쿠다 에리코(福田衣里子·29)에게 패했다. 후쿠다는 역시 오자와 대표대행이 투입한 미녀 자객이다.

 

 

전현직 장관들의 패배도 잇따랐다. 현직 장관인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과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소비자행정상을 비롯해 앵커 출신이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총애를 받았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방위상, 오미 고지(尾身幸次) 전 재무상,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전 재무금융상 등이 모두 탈락했다. 이 가운데는 비례대표 명단에 올라 있는 후보도 있어 석패율에 따라 구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모리 요시로,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 신지로(進次郞) 등은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아 전 총리로서의 체면을 지켰다. 아베 전 총리는 당선 소감에서 “자민당의 패배에 전 총재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라는 폭풍이 불었지만 폭풍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며 당의 재기를 기대했다. 일본 자민당의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간사장 등 당 3역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재에게 사의를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홋카이도 선거구에서 출마한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이날 압도적인 표차로 8번째 당선이 확정된 후 바로 민주당 선거사무소로 자리를 옮겨 축하인사를 받았다. 특히 하토야마 대표는 오후 9시 반경 오자와 대표대행과 나란히 손을 잡고 당선자 명단의 이름에 장미꽃을 달아주는 등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간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대표대행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도 승전보가 전해질 때마다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이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TV에 자주 잡혔다. 오자와 대표대행은 “이번 총선은 자민당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면서 이번 민주당 승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총선거는 107년 만에 8월 선거 등 숱한 진기록을 남겼다. 올여름은 전국에 걸쳐 장마가 오래 지속되는 등 이상기상 현상이 있었지만 혹서기간의 유세는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이에 따라 입후보자의 선거사무실은 후보자와 운동원들에게 얼음과 음료수 등을 나눠주는 일이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됐을 정도다. 중의원 해산에서 선거일까지 40일이나 돼 사실상 선거운동 기간도 전후 최장을 기록했다. 공식선거운동은 18일부터 시작됐지만 중의원 해산이 지난달 21일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29일 현재 일본 내에서 7명의 사망자를 낸 신종 인플루엔자도 선거 과정에 큰 영향을 줬다. 입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신종 플루 감염을 우려해 악수를 꺼리는가 하면, 야마가타(山形) 현의 한 자민당 후보는 개인 연설회장 입구에 스프레이식 소독약을 구비해 청중에게 ‘서비스’하기도 했다. 또 가나가와(神奈川) 현 11구에 후보로 나온 민주당의 요코쿠메 가쓰히토 후보는 신종 플루 증세로 며칠간 유세를 중단해야 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