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타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장(國葬)으로 치르고 현충원에 안장하겠다는 정부방침에 시민사회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군을 홀대하고 적을 이롭게 한’ 김 전 대통령을 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은 호국영령을 모독하는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라이트코리아(대표 봉태홍)․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625남침피해유족회(회장 백한기) 등은 20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김대중 국장(國葬) 반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 단체들은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먼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대중 지지자로 알려져 있는 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인 손모씨는 “DJ의 서거가 억울하고 분하다"며 “고인의 마지막이 '편안'하지 못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은 이명박 정권에 있다”며 정부를 원망하고 비방하고 있다. 그는 “고인이 남긴 '숙제'는 이제 살아있는 우리의 몫이 됐다. 그 길은 '화해'가 아니다. '행동하는 양심”이라면서 화해보다는 대결과 투쟁을 강조했다.최고의 예우와 배려를 해주어도 감사할 줄 모르는 자들이다. 이러한 자들을 의식해서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 국장’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인가?>
이들은 “장례가 끝나기 전에 고인에 대해 비판의 소리를 내는 것은 예가 아니라는 판단으로 조용히 있으려 했으나 막무가내식의 억지와 저주와 증오를 품은 김대중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도저히 침묵할 수 없어 ‘김대중의 국장 결정’, ‘서울 현충원 안장’, ‘북한 조문단 수용’ 등 납득할 수 없는 정부의 결정에 대한 유감표명과 함께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며 “국무회의 의결사항이라 철회하기 어렵겠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결정은 원칙과 명분이 없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장과 국민장의 절충형식으로 ‘국장 6일장’이라는 방안을 낸 것에 대한 고충을 납득 못하는 바는 아니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과(過)만 강조해도 안되지만 공(功)을 너무 앞세워 과를 덮어서도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화와 평화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북한 민주화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으며, 오히려 북한 독재체제를 인정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핵개발에 도움을 준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은 다른 대통령들의 장례 형식과 견주어 볼 때 형평성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가족장을 치룬 이승만, 윤보선 두 대통령, 불과 두어달전 국민장으로 장례를 치룬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예우상 차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지지세력을 의식한 고육지책의 결정이었는지 모르지만 김대중 국장은 혼란만 가중시킨 쉽게 수긍하기 힘든 결정”이라며 “설상가상으로 서울 동작동 현충원 안장 결정은 더욱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북한 핵개발을 도와 적을 이롭게 했으며 재임 당시 제2연평해전에서 나라를 지키다가 전사한 전몰장병을 조문조차 하지 않았다”는 DJ는, 따라서 “국립묘지에 안치되어 있는 호국영령들은 물론 전사자 유족들에게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정부가 북한 조문단을 환영하는 이유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보자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일지 모르지만 작년 금강산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당한 관광객 박왕자씨에 대한 북한 측의 사과와 북한에 억류 중인 연안호 선원들의 송환없이 조문단을 받아들이는 것은 5천만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대북굴종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대중 국장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서울 현충원 안장방침만큼은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 조문단에 대해서도 북측의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사과와 연안호 선원 송환없이는 수용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는 “국군 홀대한 김대중, 국민장도 과분하다”며 “(DJ의) 가족들이 정부에 국장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염치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윤보선의 가족장. 재임 중 서거한 박정희의 국장, 최규하, 노무현의 국민장. 관례에 따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민장으로 해도 결코 고인(故人)을 홀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관례만 갖고 김대중 장례를 국장으로 함이 적절치 않다고 따지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은 ‘민주주의 위기’ 운운하면서 국민이 선출한 정부를 독재정부로 규정하고 국민들을 선동했다. 그 독설과 편가름이 도를 넘어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매도하고 협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힐난한 후, “김대중의 국장을 허용하는 이명박 정부는 겁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속이 너무 좋아 배알도 없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분개했다.
아울러 “김대중의 햇볕정책은 남북화해보다는 붕괴직전까지 간 북한의 독재체제를 더욱 견고하게 해주었을 뿐”이라며 “김대중 재임 시에 서해에서 북한군과의 교전에서 여섯 장병이 전사한 사실만으로도 남북화해에 기여한 것이 없다는 것이 입증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제2연평해전(서해교전)에서 북한군과 교전 중 전사한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황도현 중사, 조천형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나라를 위해 산화한 이들을 당시 대통령 김대중은 조문조차 하지 않았다”며 “국민들은 월드컵 열기에 묻혀 잊고 지냈다 치더라도 군통수권자인 대통령만은 나라를 지키다가 희생한 전몰장병을 홀대하고 외면한 것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봉 대표는 “김대중은 병사(病死)하기까지 7년동안 단 한번도 전사한 여섯영웅을 추모한 일이 없다”며 “김대중의 유족과 지지자들은 국장을 고집하지만 국군을 홀대하고 적을 이롭게 했던 김대중의 장례는 국민장도 과분하다. 분열과 대립, 갈등의 중심에 섰던 김대중의 死後, 화해와 상생, 국민통합을 기대한 것이 장례형식에 대한 논란으로 물 건너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