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보도자료

제목 박희태 “양산 재선거 출마” 한나라 4인 역학관계는 (동아일보)
글쓴이 동아일보 등록일 2009-08-14
출처 동아일보 조회수 1388

다음은 동아일보  http://www.donga.com  에 있는


기사입니다.

-----------------------------------------------------------------------------------

분야 : 정치   2009.8.12(수) 02:50 편집

박희태 “양산 재선거 출마” 한나라 4인 역학관계는
 
 



《1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직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얼굴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박 대표는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고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박 대표가 경남 양산 10월 재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직을 내놓을 경우 당은 당장 지도부 개편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각 진영이 박 대표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박 대표는 왜 웃었을까. 》
 
 

“큰 짐 내려놨다” 시종일관 웃음

 

 


○ 박희태 대표, 최대한 사퇴 시기 늦출 듯

 

 

이 대통령과 박 대표의 단독 회동에서 나눈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 대표는 “재선거 출마에 앞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퇴시기를 결정하는 문제에 대해선 박 대표가 전권을 쥔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관측이 많았다. 박 대표의 ‘웃음’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이유다.

 

 

이재오 전 의원 측은 이 전 의원의 당 복귀를 앞당기기 위해 박 대표의 조기 사퇴를 압박하고 있지만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반발하고 있다. 결국 박 대표는 자신의 사퇴시기를 지렛대 삼아 당내 각 진영의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 직후 “당 지도부와 (사퇴 여부에 대해) 상의한다”는 발표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양산 재선거에서 친박의 지원을 고려해 사퇴시기를 9월 말이나 10월 초까지 최대한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효재 대표비서실장이 기자들에게 “‘머지않아’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박 대표가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건 아닌데…” 상황변화 주시

 

 


○ 박근혜 전 대표 측은 긴장

 

 

박 대표의 대표직 사퇴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은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다. 그동안 친박 측은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거나 조기 전대가 치러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박 대표가 사퇴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해 왔다. 친박 측이 박 대표의 양산 출마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배경엔 박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었다.

 

 

이 때문에 친박 진영은 박 대표 사퇴 이후 당의 지도체제 변화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오 전 의원이 최고위원에 복귀할 경우 친박의 반발 강도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박 대표가 사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자 일부 친박 인사들은 “당분간 박 대표의 재선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어떤 태도도 밝히지 말자”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박 대표가 당 화합을 명분으로 친박 진영의 이해를 적극 반영해 온 것에 대한 보은(報恩)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친박 인사도 있지만 정국 흐름에 따라서는 박 대표와 친박 진영이 대립각을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월 복귀 ‘가물’ 우회로 찾을까

 

 


○ 이재오, 당 복귀 가능성 촉각

 

 

이날 회동 전까지 이재오 전 의원 측은 9월 전당대회를 성사시키는 데 주력했다. 박 대표가 이번 주 중 사퇴를 선언하면 이 전 의원과 가까운 공성진 박순자 박재순 최고위원의 동반 사퇴를 유도한 뒤 9월 20일 이전에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게 당초 구상이었다.

 

 

이 전 의원 측은 당분간 박 대표의 조기 사퇴를 거듭 압박할 계획이지만 박 대표의 사퇴가 미뤄질 경우 9월 조기전당대회 구상은 사실상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 측은 대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전당대회보다 규모가 작은 전국위원회를 열어 박 대표의 빈자리를 채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이 전 의원 측은 당 지도부에 ‘무혈입성(無血入城)’을 노리고 있지만 친박 진영 등은 강력 반발할 태세다.

 

 

그 대신 이 전 의원 측은 서울 은평을에서 10월 재선거가 실시되더라도 불출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번 개각에서 입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표 승계 기회? 野 견제는 부담

 

 


○ 정몽준, 대표 승계 유력

 

 

박 대표가 사퇴할 경우 전당대회 차점자인 정몽준 최고위원이 자연스럽게 대표직을 승계하는 방안이 당내에서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내 주류 진영에서도 굳이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가 대표직을 승계한다면 한나라당 입당 후 1년 8개월 만에 거대 여당의 비주류 당 대표가 되는 셈이다.

 

 

정 최고위원으로서는 당의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차기 대선행보에 탄력이 붙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차기 대권 경쟁에서 밀렸던 것도 만회할 기회를 잡게 된다.

 

 

정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당 대표직을 승계한다면 계파의 이해를 초월한 당 운영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인지도를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대표직을 승계하면 여권에 유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재·보선을 ‘정몽준 대표 체제’로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전당대회가 지방선거가 있는 내년 6월 이후로까지 미뤄질 경우 야당의 집중 견제를 받아야 하는 것도 그에게 부담이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안산상록을 여야 거물급 전략공천설… 예비후보들 반발
양산 친노인사 출마 채비… 박희태와 일전 별러
강릉 친이-친박 대결에 前의원 등 가세 움직임

 


▼■ 10·28재선거 3곳 벌써 후끈

 

 

10·28 재선거가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11일 현재 국회의원 재선거가 확정된 곳은 경기 안산 상록을, 강원 강릉, 경남 양산 등 3곳이지만 예비후보 등록자가 벌써 20명을 넘었다. 10·28 재선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정국과 미디어관계법 처리 이후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경기 안산 상록을

 

 

현재 수도권에서 유일한 재선거 지역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지난해 4·9총선 때 1900여 표 차로 낙선했던 이진동 전 당원협의회 위원장 등 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총선에 출마했던 김재목 지역위원장,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하지만 수도권 선거의 파급력을 감안해 양 당에선 거물급 인사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호남 출신인 김덕룡 대통령국민통합특보의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최고위원, 전해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정치투쟁꾼이 아닌 지역일꾼을 뽑아야 한다”며 전략공천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 경남 양산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이날 양산 출마를 사실상 공식 선언함에 따라 선거 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야당은 박 대표를 겨냥해 정권 심판론 카드를 꺼내들 공산이 크고, 한나라당 내에선 공천 티켓을 둘러싼 신경전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양산 출마를 선언한 김양수 전 국회의장비서실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 대표를 겨냥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한 공천이 된다면 무소속으로 나가 한나라당의 오만한 공천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총선 때 친박계 무소속 후보로 나와 차점자로 낙선한 유재명 전 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신구 정권 간 대결도 불가피해졌다. 노 전 대통령 수행비서 출신인 송인배 전 대통령사회조정비서관이 출마를 선언했고,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가 영입을 모색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산에서 양산으로 이사한 것은 조금 더 세상과 거리를 두면서 살기 위해서였다”며 불출마 견해를 되풀이했다.

 

 

○ 강원 강릉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이곳에서는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간 계파 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심재엽 당협위원장은 이날 박근혜 전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한나라당 내부에선 4·29 경북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 때 박 전 대표가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던 정수성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던 일을 떠올리는 기류도 적지 않다. 친이계에서는 김해수 대통령정무비서관과 권성동 대통령법무비서관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3선 의원 출신으로 지역 내 영향력이 상당한 최돈웅 전 의원의 복귀설이 나오는 가운데 김창남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당에서는 홍준일 전 청와대행정관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전략공천설도 떠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미디어법 중재, 여론독과점 해소 위한 것”

 

 


박근혜 “나랏일엔 너나 없어”

 

 


강릉선 친박후보 지원사격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미디어관계법 처리 이후 처음으로 당시 행보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10월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예비후보인 친박(친박근혜)계 심재엽 당원협의회위원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차 이날 강원 강릉시를 찾은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아무 수정 없이 원안대로 직권상정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며 “적어도 내가 내놓은 안이 반영돼야 국민들이 우려하는 (여론)독과점이 해소되지 않겠는가 생각해 끝까지 관철시키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당 지도부의 직권상정 처리에 제동을 건 뒤 미디어법 수정안에 자신의 의견을 반영시키는 과정에서 소통 부재라는 비판이 제기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을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웃으며) 그동안 무슨 싸움이 있었느냐”며 “나랏일을 하는데 여야가 있을 수 없고, 너와 나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강릉행은 당내에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강릉은 공천 과정에서부터 친이(친이명박)-친박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지역으로 그의 행보는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의사 표명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축사에서 “심 위원장은 외유내강으로 소리 없이 강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올 4월 경북 경주의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둔 지난해 12월 대선후보 경선 시절 안보특보였던 현 무소속 정수성 의원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한 적이 있다.

 

 

강릉=홍수영 기자 gaea@donga.com